《서울지역 자율형 사립고(자율고)가 20일부터 신입생 모집 원서를 받는다. 중3과 학부모는 고교지원에 따른 다양한 ‘함수관계’를 따져보느라 여념이 없다. 특히 중학교 내신 성적 상위 30%이내인 학생과 학부모는 자율고와 일반고 중 어떤 선택이 대학입시에 유리하게 작용할지를 놓고 고민이다. 자율고 입시를 둘러싼 3대 궁금증을 풀어본다.》 [Q.1] 성적이 우수한 학생이 몰리는 자율고는 일반고보다 내신관리가 어려워 최근 확대되는 대입 수시모집에서 불리할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자율고만의 장점이 있다면?
자율고는 교과 과정의 최대 50%를 자율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외국어고와 비교하면 계열(인문·자연) 선택이 자유롭다. 영어, 제2외국어의 수업비중이 큰 외고와 필수이수과목 단위가 높은 일반고보다 교과 편성이 자유롭다.
안광복 중동고 교사는 “자율고는 교육과정 편성상 특목고나 일반고보다 국어 영어 수학 중심의 커리큘럼을 운영할 수 있기 때문에 대학수학능력시험 준비에 더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Q.2]최근 수시모집이 확대되면서 교내 비교과활동의 중요성이 커졌다. 자율고가 비교과 활동에서 갖는 강점은 무엇인가?
자율고는 등록금이 일반계고에 비해 2∼3배가량 비싸다. 대신 이에 걸 맞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기 위해 노력한다.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 있는 내신경쟁을 차별화된 비교과 활동을 통해 만회하기 위해서다.
예를 들어 경희고는 문학 수업시간에 학생들이 자신의 미래를 탐색할 수 있는 ‘나만의 책 만들기’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1학기에는 학생들이 직접 자서전을 쓰고 2학기에는 자신의 진로와 관련된 인물을 만나 면담을 한다.
홍익표 경희고 교장은 “마지막에는 1년 동안의 기록물들을 한데 묶어 책으로 만드는데 이것은 입학사정관전형에서 좋은 포트폴리오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가람고는 신청자가 20명 이하이더라도 ‘고급물리’, ‘국제경제’, ‘고급수학의 기본’ 같은 심화 과목을 정규 수업으로 진행한다. 또 정규수업에 ‘영화의 이해’, ‘디지털사진촬영’, ‘연극제작실습’과 같은 특색 있는 수업을 편성해 운영한다.
[Q.3] 자율고 진학 후 성적이 떨어질 떨어질까 걱정이다. 내신 등급이 같더라도 중학교마다 학력 차이가 존재하는 게 현실인데 내 아이가 자율고에서 잘 적응할 수 있을지 어떻게 가늠할 수 있나?
전문가들은 “자녀가 자율고에 진학한 후 내신 상위 3∼4등급 이내 성적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대입 수시모집 비율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고교 내신이 3∼4등급 이하가 되면 내신 비중이 큰 수시모집에서 좋은 결과를 거두기 어렵기 때문이다,
오종운 이투스청솔 평가이사는 “자율고는 내신 상위 30%이내 학생들이 가장 선호하기 때문에 그 이하 성적의 학생들이 진학할 경우 학교 내신시험에서 좋은 성적을 받기 어려울 수 있다”고 말했다.
전국 단위에서 어느 정도 실력인지를 알아보기 위해선 시·도교육청에서 실시하는 고1 전국연합학력평가 문제지를 인터넷에서 내려받아 푸는 방법이 있다. 교육업체들의 자료를 참고해 시험 원점수에 따른 예상 등급을 가늠해볼 수 있다.
교육정보 공유사이트 스터디홀릭의 강명규 대표는 “기출문제에 따른 등급이 2등급 이내가 나올 때 자율고에 진학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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