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2월 23일 오전 야근을 마치고 강원 강릉시 홍제동 집으로 온 A 씨(33·여)는 이상한 느낌이 들었다. 모든 물건이 제자리에 있었지만 냉장고 안에 있던 음료수 병이 빈 채 식탁에 놓여 있었다. A 씨는 장갑을 끼고 장롱을 열어 패물이 없어진 것을 확인한 뒤 현장을 보존했다. A 씨는 강릉경찰서 소속 형사. 이날 출장 중이었던 남편도 강원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근무하는 형사였다.
A 씨는 동료들과 함께 현장 조사를 벌인 뒤 범인이 먹은 것으로 추정되는 음료수 병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보내 지문과 DNA 분석을 의뢰했다. 이후 경찰은 검사 결과를 검찰이 확보하고 있는 전과자들의 DNA와 비교해 절도 전과가 있는 이모 씨(33)를 용의자로 특정했다. 추적에 나선 경찰은 이 씨를 검거해 6일 상습절도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범행 당일 오전 1시 반경 1층에서부터 아파트 베란다 난간을 타고 7층의 A 씨 집으로 들어가 반지와 목걸이 등 230만 원 상당의 금품을 훔쳤다. 강릉경찰서 관계자는 “일반인 같으면 불안한 마음에 현장을 훼손하는 경우가 많지만 피해자가 경찰관이어서 완벽하게 현장을 보존해 범인을 검거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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