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당뇨병학회가 8일 내놓은 '2012 한국인 당뇨병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2010년 기준으로 국내 만 30세 이상 성인 인구의 당뇨병 유병률은 10.1%였으며, 당뇨병 전단계인 공복혈당장애 유병률은 19.9%에 달했다.
성인 10명 중 1명은 현재 당뇨병 상태이고, 10명 중 2명은 '잠재적 당뇨병' 단계로 볼 수 있는 셈이다. 당뇨병에 공복혈당장애 유병률을 합산하면 한국인 10명 중3명이 고혈당 위협에 노출됐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연령별로는 비교적 젊은 30~44세에서 당뇨병과 공복혈당장애 유병률이 18.4%로 가장 낮았으며 중년층(45~64세) 34.7%, 장년층(65세 이상) 47.4% 등으로 나이가 많아질수록 유병률이 높아지는 특징을 보였다.
문제는 이런 당뇨병이 앞으로 급증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학회는 보고서에서 연도별 당뇨병 유병률이 2001년 8.6%에서 2010년 10.1%로 증가한 추세를 볼 때 2050년에는 당뇨병 환자가 591만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현재 대비 약 2배로 증가(183%)한 수치다.
당뇨병 대란이 이처럼 현실화하고 있지만 본인이 당뇨병 환자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당뇨병 인지율'이 아주 낮은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학회의 조사 결과 본인이 환자임에도 그 사실을 모르는 비율이 27%에 달했는데, 특히 30~44세 사이에서는 이 같은 비율이 46%나 됐다.
대한당뇨병학회 김대중 수석부총무(아주대병원 내분비내과)는 "젊은 성인은 설마 자기가 당뇨병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수년간 당뇨병이 진단되지 않고 방치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 때문에 진단 당시 이미 당뇨병성 합병증이 동반된 경우도 보게 된다"고 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당뇨병 환자의 75%가 과체중 또는 비만이었으며, 특히 당뇨환자의 복부비만율은 여성이 56%, 남성 41%로 조사됐다.
이는 1980~90년대 당뇨병 환자가 이른바 마른 당뇨로 알려진 '非비만형'이 많았던 데 비해 점차 서구형인 '비만형 당뇨병'으로 변해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학회 차봉연 이사장(서울성모병원 내분비내과)은 "이번 보고서는 향후 당뇨병 진단과 관리의 새로운 지표를 마련하기 위해 질병관리본부와 공동으로 분석한 것"이라며 " 높은 당뇨병 유병률과 낮은 치료율은 국민 건강을 위협하고, 이는 결국 국가경제 및 보건의료 시스템에 대한 부담으로 돌아오는 만큼 국가 차원의 보다 실질적인 대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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