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오전 3시 반경 광주 서구 쌍촌동 원룸촌. 주먹만 한 흰색 곰인형이 달린 가방을 메고 편의점 인근을 어슬렁거리던 임모 씨(32)에게 김모 씨(26·여) 부부가 다가와 “훔친 가방을 돌려 달라”고 따졌다. 임 씨는 “훔친 가방이 어디 있다는 거냐. 증거가 있냐”고 받아쳤다. 실랑이가 이어지자 112순찰차가 출동했다. 경찰관들이 임 씨의 가방을 뒤지자 도난당한 명품가방이 들어 있었다.
김 씨 부부는 임 씨가 범인이라는 걸 어떻게 알았을까. 김 씨는 11일 오전 1시경 이 편의점 인근에 승용차를 주차하며 문을 잠그지 않았다. 주변을 배회하던 임 씨는 차량에서 곰인형이 달린 명품가방, 점퍼, 동전 등 135만 원 상당을 훔쳐 달아났다. 하지만 김 씨의 친구가 김 씨의 것과 같은 곰인형을 달고 다니는 임 씨를 발견해 김 씨에게 알려준 것.
광주 서부경찰서는 13일 임 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절도전과 8범인 임 씨는 5월 출소한 뒤 거처 없이 지내왔다. 명품가방을 훔쳐 찜질방 등에서 생활해온 임 씨는 경찰에서 “인형이 예뻐서 가방에 달고 다녔는데 그것 때문에 잡히게 될 줄 몰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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