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파이팅! 춘천FC… 시민축구단 창단 3년만에 2위 ‘꼴찌의 반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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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1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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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FC 선수들이 17일 춘천시 송암스포츠타운에서 파주시민축구단과의 경기에 앞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올해 챌린저스리그에서 돌풍을 일으킨 춘천FC는 파주를 3 대 2로 꺾고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춘천FC 선수들이 17일 춘천시 송암스포츠타운에서 파주시민축구단과의 경기에 앞서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올해 챌린저스리그에서 돌풍을 일으킨 춘천FC는 파주를 3 대 2로 꺾고 챔피언 결정전에 진출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17일 오후 강원 춘천시 송암스포츠타운. K3리그로 불리는 ‘DAUM 챌린저스리그 2012’ 준결승 플레이오프에서 춘천시민축구단인 춘천FC와 파주시민축구단이 맞붙었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관중은 400여 명뿐이고 기온도 뚝 떨어져 을씨년스러웠다. 그러나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들의 열정은 차가운 날씨도 잊게 할 정도였다.

춘천FC는 2010년 창단 첫해 18개팀 가운데 꼴찌나 다름없는 15위였다. 그러던 팀이 지난해 4위로 껑충 뛰어오른 데 이어 올해는 18승 4무 3패의 성적으로 2위를 차지했다. 리그 1위 경기 포천시민축구단과는 승점 4점 차에 불과했다. 꼴찌의 즐거운 반란이었다. 춘천FC의 놀라운 변화에 대해 지역축구계는 잡초처럼 심한 기복을 겪은 선수들의 투혼이 큰 힘을 발휘한 것으로 보고 있다. 춘천FC 선수들은 고교나 대학 때 선수로 활약했거나 프로와 내셔널리그(K2리그)에서 뛰었지만 빛을 보지 못한 이가 대부분이다. 더이상 물러날 곳이 없다. 하지만 프로팀이나 실업팀으로 진출하고픈 꿈은 포기하지 않았다. 선수들이 매 경기 죽기 살기로 뛰는 이유다.

강원FC에서 방출된 뒤 군복무를 마치고 춘천FC에 입단한 주장 이강민 선수(28)는 “승리를 향한 선수들의 열정과 감독·코치님의 의욕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크다”며 “여기에다 춘천시민의 열띤 응원까지 보태지면 더 큰 힘이 생길 것 같다”고 말했다. 춘천FC 김현식 단장(대일광업 전무이사)은 “선수들의 열정과 꿈을 알기에 상위 리그 진출의 기회가 생기면 주저없이 보내준다”며 “올해도 2명이 내셔널리그로 진출했고 프로팀이 영입 의사를 밝힌 선수도 있다”고 말했다.

선수들은 꿈이 있기에 박봉을 견디면서도 축구장을 달린다. 전국의 챌린저스리그 구단이 그렇듯 선수 임금은 대부분 수당으로 채워진다. 춘천FC는 훈련수당 2만 원, 출전수당 10만 원, 승리수당 30만 원이다. 훈련은 일주일에 두 차례, 리그 중 한 달에 세 경기 정도 치르는 점을 감안하면 모든 경기에서 이겨야 100만 원이 조금 넘는다. 이마저도 경기에 출전하는 주전들의 이야기고 2진급 선수들은 훈련수당이 수입의 전부인 셈이다.

올해 춘천FC가 잇달아 승리하자 선수들이 ‘승리’를 걱정하는 이상한 일도 발생했다. 한 해 3억 원으로 운영되는데 선수들의 승리수당 지출이 늘다 보니 자금난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결국 춘천시체육회가 겨울스포츠팀 해체로 인한 여유자금 5000만 원을 긴급 수혈하면서 자금 위기를 넘겼다.

춘천FC는 이날 파주와의 준결승 플레이오프에서 3-2로 승리했다. 올해 리그와 컵대회에서 2패의 수모를 안겨준 파주에 깨끗이 설욕했다. 포천시민축구단과의 챔피언 결정전은 24일 오후 2시 포천종합운동장에서 열린다. 올 시즌 꼴찌의 반란이 어떻게 대미를 장식할지 주목된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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