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자기아들 때렸다고… 중학생 협박해 “네 부모 얼굴 때려라”

경찰, 40대 학부모 입건

자기도 자식 키우는 입장이면서….

아들을 폭행한 아들 친구에게 그의 부모를 때리도록 강요한 중학생 학부모가 경찰에 입건됐다. 경남 마산동부경찰서는 부모를 때리라고 시킨 혐의(강요)로 경남 창원시 D중학교 2학년 최모 군(14)의 어머니 차모 씨(45)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최 군은 9월 28일 오후 학교에서 동급생인 박모 군(14)과 다투다가 얼굴을 맞아 상처가 났다. 아들에게 이 소식을 들은 최 군의 어머니 차 씨는 격분해 이날 저녁 박 군과 박 군의 부모를 학교 농구장으로 불러냈다. 이어 박 군에게 “너를 잘못 교육한 부모가 대신 맞아야 한다”는 취지로 말하며 박 군에게 자기 부모를 직접 때리도록 강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차 씨는 박 군이 머뭇거리자 “네가 감옥에 갈 수도 있다”고 다그쳤고, 결국 박 군은 자기 아버지와 어머니의 얼굴을 한두 차례씩 때렸다.

참다못한 박 군 부모는 지난달 22일 차 씨를 경찰에 고소했지만 차 씨는 경찰 조사에서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워낙 별일이 다 생기는 세상이지만 아이에게 자기 부모를 때리라고 하는 경우는 처음 봤다”며 “세상이 어쩌려고 이러는지…”라며 혀를 찼다.

창원=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