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랫배가 불룩해지면서 허리가 어딘지 구분할 수가 없게 되고, 일에 집중하기 힘들 만큼 몸은 나른해졌다. 고혈압에 당뇨까지 찾아왔다. 특별한 계기가 필요했다. 영화 ‘포레스트 검프’가 언뜻 머리를 스쳤다. 주인공처럼 ‘달리기’를 하면 시간과 돈에 구애받지 않고 손쉽게 운동을 시작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달리기를 시작한 지 7년 만에 마라톤 풀코스(42.195km) 이상을 50회 완주했다.
제주도청 이지훈 스마트그리드담당(51·사진). 2005년 마라톤 풀코스 완주를 시작으로 국내외 각종 대회에 참가했다. 18일 제주에서 열린 제10회 감귤마라톤대회를 마치면서 마라톤 풀코스 이상 50회 완주 기록을 달성했다. 그는 ‘달리는 도정 홍보맨’으로도 유명하다. 각종 대회에서 제주도 현안을 홍보하는 문구를 가슴과 등에 새기고 뛰기 때문이다. 중국에서 열린 대회에 참가할 때는 ‘세계 7대 경관 환상의 보물섬 제주 방문을 환영합니다’는 홍보문구를 붙였고, 스마트그리드(지능형 전력망) 업무를 맡은 뒤에는 ‘제주의 전기자동차는 바람으로 달립니다’는 내용으로 전기자동차 선도 도시임을 알렸다.
이 담당은 마라톤 풀코스 33회를 비롯해 200km 울트라마라톤, 308km 한반도 횡단 울트라마라톤 등을 섭렵했다. 국제공인 철인3종 경기에도 출전해 ‘철인’ 칭호를 받기도 했다. 공식대회에서 그가 달린 거리는 모두 3784km에 이른다.
이 담당은 “한계에 도전하는 달리기를 하면서 도정 홍보라는 또 다른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다”며 “공직자로서 마음가짐을 가다듬을 수 있기 때문에 몸이 허락할 때까지 멈추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주말마다 20km 달리기로 몸을 다지고 있으며 현재 제주도청 마라톤 동호회인 ‘도르미’ 회장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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