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올림픽대로 강동구 암사동 구간에서 지난달 11일 오후 5시 투스카니 승용차가 가로등을 들이받고 뒤집혔다. 경찰과 119구조대가 도착했을 때 차 안에 운전자는 없고 다섯 살 난 남자아이만 팔과 머리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 수술을 받고 전치 4주 진단을 받았다.
차의 주인은 이모 씨(33·무직). 아이는 옛 애인인 A 씨(32·여)가 혼자 키우는 아들 B 군이었다. 지난해 11월 지인의 소개로 만난 이 씨와 A 씨는 결혼까지 생각했지만 성격 차이로 결국 올해 2월 A 씨가 먼저 이별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 씨는 집착을 버리지 않았다. 수시로 협박 문자를 보냈고 의지를 보인다며 삭발도 했다. 다시 만날 것을 요구하며 자살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사고 당일 오후 3시 반경 이 씨는 B 군이 다니는 어린이집에 찾아가 교사에게 자신이 아버지라고 거짓말한 뒤 B 군을 데리고 나갔다. 4시 반경 이 씨는 A 씨에게 전화해 “아이를 데려다 주겠다”고 했지만 B 군은 사고 차량 안에서 다친 채 홀로 발견됐다.
경찰은 “이 씨가 사고를 내고 B 군을 혼자 남겨둔 채 도망간 것으로 보인다”며 “고의로 사고를 냈을 가능성도 있어 체포 영장을 발부받아 추적 중”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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