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옛애인 아들 태우고 가다 교통사고 낸뒤 줄행랑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24일 03시 00분


5세 아동만 머리 다친채 발견… 경찰 “고의사고 여부 수사”

서울 올림픽대로 강동구 암사동 구간에서 지난달 11일 오후 5시 투스카니 승용차가 가로등을 들이받고 뒤집혔다. 경찰과 119구조대가 도착했을 때 차 안에 운전자는 없고 다섯 살 난 남자아이만 팔과 머리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었다. 수술을 받고 전치 4주 진단을 받았다.

차의 주인은 이모 씨(33·무직). 아이는 옛 애인인 A 씨(32·여)가 혼자 키우는 아들 B 군이었다. 지난해 11월 지인의 소개로 만난 이 씨와 A 씨는 결혼까지 생각했지만 성격 차이로 결국 올해 2월 A 씨가 먼저 이별을 요구했다.

하지만 이 씨는 집착을 버리지 않았다. 수시로 협박 문자를 보냈고 의지를 보인다며 삭발도 했다. 다시 만날 것을 요구하며 자살 소동을 벌이기도 했다.

사고 당일 오후 3시 반경 이 씨는 B 군이 다니는 어린이집에 찾아가 교사에게 자신이 아버지라고 거짓말한 뒤 B 군을 데리고 나갔다. 4시 반경 이 씨는 A 씨에게 전화해 “아이를 데려다 주겠다”고 했지만 B 군은 사고 차량 안에서 다친 채 홀로 발견됐다.

경찰은 “이 씨가 사고를 내고 B 군을 혼자 남겨둔 채 도망간 것으로 보인다”며 “고의로 사고를 냈을 가능성도 있어 체포 영장을 발부받아 추적 중”이라고 설명했다.

장선희 기자 sun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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