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의 마산제일고는 학부모가 가장 선호하는 학교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엄격한 생활지도와 높은 학업성취도 덕분이다. 학부모 사이의 입소문에도 불구하고 이를 객관적으로 입증할 방법은 많지 않았다.
이런 마산제일고가 29일 오후에 여는 2013학년도 입학설명회에서 눈에 띄는 자료를 내놓을 수 있게 됐다. 동아일보의 전국 고교평가에서 지난해 경남지역 7위에 이어 올해 1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동아일보 보도 직후부터 이 학교는 경남 1위라는 사실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올렸다. 홍보물에는 동아일보 고교평가 기사를 넣었다. 설명회에서는 평가내용을 학부모에게 자세히 알릴 계획이다. 이일호 교감은 “교육역량을 키우려는 학교의 노력이 이번 평가로 입증돼 전학을 문의하는 학부모까지 생겼다”고 말했다.
부산 장안제일고도 10일 입학설명회에서 동아일보 고교평가를 적극 활용했다. 특색 있는 교육프로그램을 소개하면서 ‘부산 1위’라는 평가 결과를 알려줘 450여 명의 학부모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학교 관계자는 “요즘 학부모는 고교평가 결과와 대학수학능력시험 결과 등 수치로 입증되는 자료를 눈여겨본다”고 전했다.
본격적인 고교 입시 시즌을 앞둔 가운데 동아일보 고교평가가 학교의 ‘실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되는 사례다. 고교평가는 동아일보와 입시정보업체인 ㈜하늘교육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 전국 1577개 일반계 고교의 학력수준과 교육여건, 선호도를 분석한 내용이다.
이번 평가에서 우수한 성과를 거둔 대륜고(대구) 명신여고(인천) 김포고(경기) 천안고(충남) 완산고(전북)도 학교와 동문회가 홍보물을 내걸거나 홈페이지에 평가 결과를 공개하며 알리고 있다.
이에 앞서 충북도교육청은 7일 보도자료 형식으로 한국교원대부고가 충북지역 1위에 오른 사실을 홍보했다. 도교육청 측은 사립고가 전반적인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한국교원대부고가 국립고교의 위상을 높였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지역언론사 15곳은 본보 보도를 인용하며 자세한 내용을 소개했다. 예를 들어 연합뉴스 광주일보 경북일보 경남신문 제주의소리는 강진고(전남) 영흥고(전남) 울진고(경북) 서귀포여고(제주) 등 지역 고교의 수준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본보 평가가 공신력을 인정받고 있음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이처럼 올해 두 번째인 고교평가가 학부모의 고교 선택에 도움을 주고 학교현장에 긍정적 자극이 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울산에서 올해 1위(지난해 13위)를 차지한 학성고의 김익근 교장은 “기초학력 미달비율을 줄이겠다는 노력이 객관적인 수치로 평가 받는다는 점이 신선한 충격이었다”며 “선지원 후추첨 방식으로 학생을 배정하는 울산에서는 고교 선택에 좋은 참고자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시도별 순위를 20위까지 공개했지만 여기에 들어가지 못한 인천 A고는 세부자료를 구할 수 있는지를 본보 취재팀에 물었다. 이 학교 관계자는 “어떤 점이 낮은 평가를 받았는지 객관적으로 살펴보면서 학교 발전을 위해 활용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의 A대도 자세한 자료를 하늘교육에 요청했다.
평가자문위원인 김성열 경남대 교육학과 교수는 “올해 고교평가에는 결과(학력)뿐 아니라 과정(학력향상도)을 많이 반영해 ‘좋은 학교’의 기준을 제시했다. 이 평가가 교육현장에 선의의 경쟁을 유도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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