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안의 공짜 강의실, 지식의 장벽 허문다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27일 03시 00분


대학 등 스마트폰-인터넷으로 ‘교육 나눔’
EBS 인강 외국어 자막 넣어 동남아 소외계층에 내년 제공

EBS가 동남아시아 지역의 소외계층을 위한 인터넷 강의를 만든다. 국어 영어 수학 과학 예체능 분야를 중심으로 EBS 홈페이지(www.edrb.co.kr)에 있는 강의와 자료를 동남아 주민이 무료로 이용하도록 돕기 위해서다.

EBS클립뱅크(EDRB)에 모아놓은 5만5000여 개의 자료에 동남아 국가의 언어자막을 넣는 방식. 여기에 필요한 자금을 EBS는 아시아개발은행(ADB)으로부터 지원받을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EBS는 외국에서 이용 가능한 교육 자료를 추가로 개발하기로 했다.

EBS 관계자는 “내년 말, 동남아 국가 중 적어도 두 곳에서 시범 서비스를 하기 위해 협의하는 중”이라며 “교사가 수업 시간에 해당 영상을 활용해 가르치거나 학생이 집에서 혼자 공부할 수 있어 동남아의 교육격차 해소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교육 콘텐츠 전파는 다른 대륙에서도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EBS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의 지원을 받아 콜롬비아의 TV 교육방송, 에티오피아의 라디오 교육방송을 지원하기로 했다. 방송국 설립은 물론이고 제작 노하우를 전하고 강의를 함께 만들 계획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역시 EBS의 EDRB 및 방과후학습 홈페이지와 비슷한 사이트를 운영하기 위해 한국과 협의하는 중이다.

인터넷이 지식격차 해소에 활용되는 사례는 국내 역시 마찬가지. 서울대는 재학생이 듣는 강의를 내년부터 인터넷에 무료로 공개한다. 지난달 1차로 신청을 받아 16개 강의를 공개하고 녹화하기로 했다. 서울대 동창회는 교수들의 강의 개발비로 1500만 원씩을 지원하기로 했다.

한국교육학술정보원이 운영하는 인터넷 무료강의 사이트 KOWC는 스마트폰 앱으로도 볼 수 있다. 230개가량의 엄선된 강좌를 아이폰은 아이튠스에서, 안드로이드폰은 티스토어에서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다. 강좌가 분야별, 대학별로 분류돼 있고, 원하는 키워드로 검색할 수 있어 유용하다.

대학 강의가 인터넷을 통해 국내외에 전파되면 고등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했거나, 재교육 또는 평생교육에 관심이 있어도 비용에 부담을 느끼던 저소득층과 소외계층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교육의 불평등 또는 장벽이 사라지는 셈이다.

이기준 한국공학한림원 명예회장(전 서울대 총장)은 “대학의 지식을 외부에 주는 데 그치지 않고, 대학 밖의 지식을 캠퍼스로 끌어들이는 노력을 함께 하면 사회에 기여하면서 대학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도형·최예나 기자 do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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