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현대차, 민원은 울산시에… 기부는 딴 지역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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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1월 28일 03시 00분


“현대자동차 주력 공장이 울산에 있는지 의문이 들 정도입니다.”

현대자동차 울산공장이 위치한 울산 북구의 주민 김모 씨(56)는 “현대자동차가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기까지 지역사회와 주민들 성원이 컸는데도 현대차는 고마움을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현대차를 향해 서운한 감정을 드러낸 것이다.

○ 기부는 다른 지역에

울산시는 울산체육공원(남구 옥동)에 야구장을 짓기로 하고 2005년부터 프로야구단을 운영 중인 롯데와 울산지역 기업체를 설득했으나 실패했다. 결국 시는 지난달 체육공원 내 6만2987m²(약 1만9053평)에 450억 원을 들여 야구장(관람석 1만2000석) 공사를 시작했다. 2014년 2월 개장 예정. 하지만 울산시가 야구장을 착공하기 2개월 전 현대차는 부산 기장군 일광면 일원 17만6516m²(약 5만3395평)에 2015년까지 야구장 4면과 부대시설을 건설해 기부하기로 부산시와 협약을 체결했다.

자동차 테마파크도 마찬가지. 울산시는 KTX울산역 복합환승센터에 자동차테마파크를 유치하기 위해 지난해부터 현대차에 참여를 요구했으나 거부당했다. 결국 울산시는 복합환승센터에 자동차 테마파크시설을 제외하고 호텔 등을 갖춘 가족형 복합시설을 짓기로 했다.

현대차는 자동차 테마파크를 수도권에 지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독일 볼프스부르크에 공장을 두고 있는 폴크스바겐이 1998년 공장 인근에 4억3000만 유로(약 6200억 원)를 들여 자동차 테마파크를 조성한 것과 대조적이다.

○ 답답한 일은 울산시에

올 임금 및 단체협상을 마무리한 9월 현대차는 시내버스의 운행시간을 연장해 달라는 협조요청서를 울산시에 보냈다. 노사합의로 내년 3월 4일부터 주간 연속 2교대제가 시행되기 때문에 2조 퇴근시간(오전 1시 10분)에 맞춰 운행시간을 연장해 달라는 것. 현대차는 현재 노사합의로 통근버스는 운행하지 않고 있다. 울산시는 △인건비 추가 부담 △다른 기업체와의 형평성 △시내버스 운송 노조의 반대 등의 이유를 들어 난색을 표했다.

금속노조 현대차 지부 관계자는 “현대차가 기부는 제대로 하지 않으면서 시내버스 연장 운행을 요구한 것은 염치없는 태도”라며 통근버스 운행 등의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현대차는 1996년 326억 원을 들여 울산공장 옆을 지나는 ‘아산로’를 개설해 울산시에 기부한 이후 아직 이렇다 할 기부가 없다. 하지만 SK가 1020억 원을 들여 울산대공원을 조성해 2006년 기부하는 등 다른 기업체들의 기부는 잇따르고 있다.

현대차가 현재 국내에서 생산하는 차량은 연간 189만여 대. 이 가운데 울산공장 생산량은 152만여 대로 80%를 차지한다. 울산공장에 근무하는 인원(사내 협력업체 포함·3만2200명)은 국내 전체 공장 임직원(5만7000명)의 56%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현대자동차#울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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