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컬처 IN 메트로]2호선 지하철역은 ‘추격전’ 단골 장소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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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리스’는 성수역서 촬영… 돔천장 녹사평역도 자주 찾아

드라마 ‘아테나: 전쟁의 여신’에서 비밀요원 블랙5(추성훈)가 등장해 액션 신을 펼치는 장면. 서울지하철 2호선 신설동역 지하의 폐쇄된 승강장에서 촬영했다. SBS TV 화면 촬영
드라마 ‘아테나: 전쟁의 여신’에서 비밀요원 블랙5(추성훈)가 등장해 액션 신을 펼치는 장면. 서울지하철 2호선 신설동역 지하의 폐쇄된 승강장에서 촬영했다. SBS TV 화면 촬영
서울에서 촬영장소로 가장 많이 활용되는 곳은 어디일까.

정확한 집계는 어렵지만 지난해 상반기 서울시가 촬영협조를 허가한 각종 영상물 목록을 보면 지하철역이 전체 180여 건 중 60여 건에 달했다. 그만큼 지하철역이 서울을 무대로 한 영상물에서 가장 자주 등장하는 공간이라는 얘기다.

그중에서도 지하철 2호선 신설동역은 독특한 분위기 때문에 드라마나 영화 촬영에 자주 이용되고 있다. 2011년 드라마 ‘아테나: 전쟁의 여신’은 신설동역에서 비밀요원 블랙5(추성훈)가 주인공 윤혜인(수애)을 구하기 위해 싸우다 죽는 장면을 촬영했다. 촬영에 활용된 승강장은 현재의 승강장이 아니라 과거 1호선 건설 당시 임시차고로 사용되다 폐쇄된 이른바 ‘유령 승강장’. 현재는 군자차량기지 입고 차량이 지나가는 통로로만 사용되고 있다. 스크린도어나 LCD 모니터 등이 설치된 요즘 지하철역과 달리 처음 지하철이 생겼을 당시 모습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신설동역에서 성수역에 이르는 2호선 지선 역시 독특한 분위기 때문에 촬영이 잦다. 2009년 ‘아이리스’에서는 드라마 초반 주인공 현준(이병헌)이 벌이는 추격전을 성수역 입구부터 역사 안까지 통째로 이용해 촬영했다. 전도연, 하정우가 주연한 2008년 영화 ‘멋진 하루’에서는 주인공들이 함께 지하철을 타고 어디론가 향하는 장면이 2호선 지선 구간에서 촬영됐다.

또 다른 인기 역은 6호선 녹사평역이다. 수직으로 깊숙한 구조에 돔 천장을 설치해 태양광이 지하로까지 비쳐들게 한 독특한 설계로 개통 당시 서울시 건축상 동상을 수상했다. 드라마 ‘천국의 계단’ ‘마왕’, 영화 ‘와일드카드’ ‘M’ ‘말아톤’ 등도 여기서 촬영됐다. ‘천국의 계단’에서는 주인공들이 비 오는 날 서로 우산과 손수건을 주고받으며 사랑을 확인하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영화 ‘말아톤’에서는 주인공 초원(조승우)이 “우리 아이에게는 장애가 있어요”라고 외치는 유명한 장면이 녹사평역에서 촬영됐다.

중앙선 옥수역도 2004년 영화 ‘내 여자친구를 소개합니다’ 등 영화와 드라마, 광고 촬영이 자주 이어졌던 곳이다. 벽을 모두 투명한 녹색 유리로 감싸 ‘유리궁전’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하지만 스크린도어가 설치되면서 승강장이 답답해지는 등 옛 모습을 잃어 현재는 촬영지로서의 인기가 시들해졌다.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영화#드라마#지하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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