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으로 생명공학 분야에 강했던 건국대는 최근 정보기술(IT)과 신소재, 항공우주 등 첨단 하이테크 공학과 물리학 건축학에도 집중적으로 투자해 우수한 이공계 인재를 배출하고 있다.
건국대는 이들 분야에서 세계적인 연구소를 유치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노벨상 수상자 등 세계적인 석학을 교수로 초빙해 강의와 연구를 맡기고 있다. 그 결과 2004년 246억 원에 불과했던 외부 연구비 수주액이 2010년 1000억 원을 넘어섰다.
건국대는 “캠퍼스 내에 반도체 공장에나 있을 법한 클린 룸(clean room)이 네 곳이나 있다. 건국대가 첨단공학 분야에서 얼마나 활발한 성과를 내고 있는지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시설이다”고 말했다.
정부의 ‘세계수준의 연구중심대학(WCU)사업’ 지원을 받는 ‘양자 상 및 소자 전공 인력 양성 및 세계적 선도 연구그룹 구축’ 프로젝트에 따라 건국대는 학부와 대학원 과정에 양자 상 및 소자 전공을 신설했다. 이는 D램 반도체와 낸드 플래시 메모리를 대체할 차세대 메모리 개발에 필수적인 분야다.
박배호 물리학과 교수는 “양자역학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새로운 소자의 개발 방법과 원천 기술을 확보함으로써 차세대 소자와 신소재 개발을 전담할 핵심 연구 인력을 양성할 수 있게 됐다”며 “삼성전자 등 국내 반도체 기업들이 차세대 메모리 분야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그동안 대학에 요구해 온 산업 맞춤형 인력을 양성하는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건국대는 태양광 에너지 연구에서도 앞서가고 있다. 이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독일 프라운호퍼 태양에너지 연구소를 유치해 2009년 6월 ‘건국대-프라운호퍼 차세대 태양전지연구소’를 설립했다.
프라운호퍼가 해외에 공동연구소를 설치한 것은 미국 MIT에 이어 건국대가 두 번째다. 건국대와 프라운호퍼에서 파견된 연구원 80명이 차세대 박막 태양전지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른바 3세대 태양전지가 상용화에 성공하면 건물 외벽이나 창문에 투명한 태양전지를 설치해 빌딩 전체에서 전기를 생산하는 ‘빌딩 일체형 태양전지(BIPV) 시스템’이 가능해진다.
건국대는 핀란드 VTT연구소(정보통신기술과 전자소재, 바이오, 에너지 등을 연구하는 국립 기술연구기관)와 공동으로 차세대 인쇄기술도 연구하고 있다. 2008년 설립된 건국대-핀란드 VTT 공동연구소는 종이처럼 접는 디스플레이와 전자태그 등에 쓰이는 전기소자 인쇄기술을 연구한다.
고성림 연구소장은 “IT강국인 두 국가의 공동연구를 통해 수익성 있는 세계적인 신기술을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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