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보 평가순위 뛴 고교, 성적향상 효과 ‘공인’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3일 03시 00분


교과부 학업성취도 평가 분석

교육과학기술부가 29일 발표한 과목별 ‘국가 수준 학업성취도 평가’ 향상도에서 국어 수학 영어 3과목 가운데 하나라도 향상도 20위 안에 든 학교는 전국적으로 8곳에 불과하다.

이들 학교는 대부분 동아일보와 입시전문업체 ㈜하늘교육이 전국 1577개 일반계 고교를 대상으로 진행한 평가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동아일보 고교평가는 △학력수준 △교육여건 △선호도를 합산해 분석한 내용이다.

▶본보 11월 5일자 A1면 [단독]시도별 일반계 고교 평가순위 보니…
▶본보 11월 5일자 A 22면 [시도별 일반계 고교 평가]학교평가 2년째…
▶본보 11월 5일자 A 23면 [시도별 일반계 고교 평가]상벌-학칙…

청양군 유일의 인문계 고교인 정산고가 대표적이다. 학년마다 4학급씩 12개 학급인 정산고의 전교생은 331명에 불과하다. 이처럼 작은 규모에도 정산고는 올해 수학 향상도 18.84%로 전국 1위, 국어향상도 5.68%로 전국 8위를 차지했다. 향상도는 학업성취도 평가를 본 고교 2학년 학생들 성적을 이들의 입학 당시 성적(중학교 3학년 성적)과 비교해 산출한 수치다.

이같이 눈부신 성과를 달성할 수 있었던 데는 무엇보다도 학교와 교사의 노력이 가장 큰 힘이 됐다. 정산고는 2009년부터 수준별 ‘학력향상 중점학교’를 운영해 왔다. 우수학생 위주로만 교과목을 운영하던 학교의 분위기가 바뀐 건 이때부터다. 기초학력이 부진한 학생들을 아우르는 프로젝트를 진행했고, 학생 수준별 소규모 그룹을 만들어 맞춤형 교육도 시작했다. 김미정 정산고 학력증진부장은 “시골이다 보니 학생들이 때 묻지 않고 착하다”며 “학생들이 스펀지처럼 쭉쭉 학습 내용을 흡수하는 모습을 보면서 교사들도 힘이 났다”며 웃었다.

수준별 수업은 시간이 흐르면서 더 정교해졌다. 학교는 기초학력 미달 학생은 ‘청초반’, 기본학력 미달 학생은 ‘청운반’, 우수학생은 ‘청탑반’으로 나눠 전략적으로 지도했다. 특히 수학 공부에 힘을 줬다. 영상 매체를 활용해 가르치고, 대학생 멘토와 일대일 결연을 맺어 자신감을 심어줬다.

결과는 수치로 나타났다. 올해 4년제 국립대에 20명이 진학했다. 학교 설립 이후 최대 진학 실적이다. 2학년 이진서 군은 “학교와 선생님이 변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면서 마음이 움직였다. 공부가 즐거워지면서 학교도 집같이 편해졌다”고 전했다.

충북 충주중산고는 지난해 16위였던 고교평가 순위가 올해 9위로 뛰어올랐다. 이번 향상도 평가에선 국어 6위.

이 학교는 밤에도 열기가 뜨겁다. 학생들은 야간 자율학습 시간에 공부하다 모르는 내용이 생기면 바로 교사에게 간다. 학년별로 영어 수학 담당 교사 각 1명이 ‘야간 질문방’에서 지도한다. 2학년 최모 군은 “일과 시간에 배운 것 중 모르는 게 생기면 바로 그날 확인할 수 있어 능률적”이라고 말했다.

중산고에는 ‘디딤방’도 있다. 기초 실력이 떨어지는 학생을 위한 특별반이다. 매년 초 성적이 부진한 학생 20명 정도를 뽑아 집중적으로 가르친다. 이유경 중산고 교장은 “디딤반 학생 80% 이상의 성적이 눈에 띄게 올랐다. ‘열등반’이 아닌 ‘성적향상반’으로 자리 잡으며 호응이 아주 좋다”고 말했다. 이 학교엔 ‘심화 특강반’도 있다. 성적이 우수한 학생을 학년별로 30명씩 뽑아 매주 1, 2회 영어 수학 논술 등을 집중적으로 가르치는 반이다.

신진우·김도형 기자 niceshin@donga.com
#고교평가#학업성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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