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 마시고 진통제 먹으면 괜찮아. 이거 한 대면 몇천만 원은 벌 수 있어. 조금만 참아.”
2008년 1월 빨랫방망이를 쥔 김모 씨(41·무직)가 침대 위에서 두려움에 떨고 있는 내연녀 박모 씨(54·여)에게 말했다. 박 씨는 눈을 감고 술기운을 빌려 김 씨에게 자신의 왼팔을 맡겼다. 김 씨는 박 씨의 팔목을 빨랫방망이로 사정없이 내리쳤다.
이들이 모의하고 있던 것은 보험사기. 김 씨는 2007년 7월 실내 경마오락실에서 만난 최모 씨(57·구속)로부터 둔기를 이용한 교통사고 보험사기 수법을 배웠다. 최 씨는 김 씨에게 “빨랫방망이로 팔을 때리면 차 백미러에 부딪친 것과 비슷한 상처가 생긴다. 새끼발가락을 망치로 내리치면 오토바이에 밟힌 상처를 만들 수 있다”는 등의 ‘비법’을 전수했다.
김 씨는 이렇게 배운 보험사기 수법으로 2007년 8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4회에 걸쳐 1억4000만 원을 타냈다. 양천경찰서는 김 씨를 사기 혐의로 구속하고 보험금 6500만원을 타낸 내연녀 박 씨를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2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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