女교수, 평창올림픽 기원 오페라공연 지원금 횡령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3일 15시 20분


영수증 변조 등 수법…6천여만원 횡령 개인적 소비

50대 대학교수가 평창동계올림픽 유치를 기원하는 창작 오페라 기획·공연을 빙자해 받은 거액의 보조금 등을 횡령한 혐의로 경찰의 조사를 받는다.

3일 강원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기원과 관련한 공연 보조금을 횡령한 혐의(업무상 횡령)로 도내 모 대학 교수 K씨(56·여)를 불구속 입건했다.

K교수는 2005년 11월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기원 창작 오페라를 기획·공연하면서 강원도 등으로부터 3억 2000만 원의 보조금과 협찬금을 지원받아 허위 영수증 첨부 등의 수법으로 6300여만 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K교수는 강원도 등으로부터 거액의 보조금을 지원받으려면 법인 명의가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대학동기인 L씨(56·여)가 원장으로 있는 모 법인의 명의를 빌어 보조금을 지원받았다.

또 K교수는 "창작 오페라 공연에 러시아 현지 배우들을 참여시키겠다"며 강원도로부터 2억 원의 보조금을 받은 것을 비롯해 한국투자증권, 한국마사회, 국민은행 등 5개 기관으로부터 1억 2300만 원의 협찬금도 받았다.

그러나 그는 보조금과 협찬금을 자신의 남편 계좌로 이체해 보험료와 전화요금, 신용카드 대금 등 개인적 용도로 소비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K교수가 러시아 현지에서 발행된 영수증은 국내에서 쉽게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을 악용, 간이영수증을 마구잡이로 발급받아 모두 공연에 사용한 것처럼 허위 정산서를 작성했다고 전했다.

이 과정에서 러시아어로 발급된 한 영수증은 4050달러임에도 숫자 1을 추가해 1만 4050달러로 정산하는 등 영수증까지 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K교수는 "행정과 회계를 잘 몰라서 실수를 저지른 것 같다"며 일부 혐의사실을 부인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승호 광역수사대장은 "보조금이나 지원금이 규정과 목적에 맞지 않게 사용된 사례에 대해서는 엄격한 수사를 통해 불법행위를 끝까지 밝혀내겠다"고 말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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