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유명 여배우 탕웨이가 땅을 샀다고 해서 화제에 올랐던 경기 성남시 분당신도시 내 구미동. 특히 불곡산 자락에 있는 구미동 29통 일대는 쾌적한 주거환경 때문에 타운하우스와 고급 단독주택들이 들어선 고급 마을이다. 탕웨이는 이 지역의 대지 150평을 올해 7월 13억5000만 원에 구입했다. 호사가들은 일부 부동산 전문가의 말을 빌려 탕웨이가 평당 900만 원 선으로 시세(평당 1000만∼1500만 원)보다 저렴하게 잘 구입해 재테크에 일가견이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 일대에는 재벌가 가족과 국회의원, 유명 국내 연예인 부부, 골프장 오너 등 유명 인사가 많이 살아 최고의 주택지로 각광받아 온 곳이다. 대지 면적에 따라 다르지만 한 채에 20억∼40억 원을 호가한다.
이 동네의 한 가지 단점을 꼽는다면 탕웨이 땅 바로 앞에 송전선로와 송전탑이 설치돼 있다는 점인데, 이 역시 곧 지중화될 예정인 것으로 주민들은 알고 있었다. 올 들어 지중화가 가시화되면서 이 동네 대지가 평당 기본 1000만 원, 비싼 곳은 1200만∼1500만 원으로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탕웨이는 물론이고 동네 주민들도 날벼락을 맞았다. 기존 송전탑과 선로는 지중화되겠지만 그 대신 바로 옆에 새 송전탑과 고압선 연결 설비가 들어선 것.
한전은 1995년 주민들이 구미동을 지나는 신성남∼신안성 345kV 송전탑과 선로 지중화를 요구하며 집단민원을 제기하자, 10여 년 만인 2007년 구미동 불곡산∼금곡동 머내공원(2.3km) 구간을 지중화하기로 주민과 합의했다. 당시 송전탑과 선로는 가까운 주택과는 불과 15∼30m 떨어진 채 구미동 1200여 가구를 지나고 있었다. 2007년 11월 착공한 공사는 전력구 지하터널(직경 4.5m) 공사가 마무리되는 등 현재 공정 98%을 보이며, 올해 말 기존 송전탑과 선로 철거까지 끝낼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달 초 난데없이 50m 높이의 송전탑 2개와 변전소 비슷하게 생긴 송전선로 연결설비가 며칠 만에 설치됐다. 가까운 주택과 채 50m도 떨어져 있지 않다. 구미동 비상철탑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연결설비는 당초 마을에서 500m가량 떨어진 산중턱에 건설되는 줄 알고 있었는데 한전이 한마디 상의도 없이 이곳으로 옮겼다”라고 말했다. 한전 남서울개발지사 송전개발팀 관계자는 “현재 용지는 처음부터 예정된 것이고 주민에게도 설명회를 통해 알렸다”라며 “이전은 불가하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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