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대구-경북 섬유수출 3년 만에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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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2월 6일 03시 00분


대구경북 지역의 섬유 수출이 감소하는 가운데 지역 업계에서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산업용 섬유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난달 23일 경북테크노파크에서 열린 메디컬 섬유 신소재 개발 사업 보고회 모습. 경북도 제공
대구경북 지역의 섬유 수출이 감소하는 가운데 지역 업계에서는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산업용 섬유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난달 23일 경북테크노파크에서 열린 메디컬 섬유 신소재 개발 사업 보고회 모습. 경북도 제공
대구 달서구 성당동 성서산업단지 한 섬유원단 생산업체는 올해 매출이 지난해보다 20%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스포츠용 기능성 원단을 수출하는 이 회사는 유럽의 전반적 소비 둔화 때문에 주문량이 최근 들어 50%까지 떨어졌다. 박모 대표(51)는 “경영 상태가 예년 수준으로 회복되려면 상당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 큰 걱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몇 년 동안 ‘제2의 전성기’를 맞았던 대구 경북 섬유 수출이 다시 주춤하고 있다. 올 초만 해도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3∼6월 감소하다 9∼10월에는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달 수출도 거의 제자리걸음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2009년 이후 3년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선 것.

5일 한국섬유개발연구원(대구 서구 중리동)에 따르면 올해 10월까지 대구 경북 지역 섬유 수출액은 26억8600만 달러(약 2조9000억 원)로 지난해보다 1.1% 감소했다. 연말까지 2% 이상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수출이 2010년에 비해 한달 평균 16%씩 증가했던 현상과 대조적이다. 올해 내수 시장도 활발하지 않아 생산 실적과 공장 가동률이 전반적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주요 수출 시장인 유럽의 재정 위기가 주요 원인으로 꼽혔다.

기업들의 전망도 어두운 편이다. 지난달 연구원이 대구 경북 지역 130여 개 제직, 염색 업체를 대상으로 수출 전망을 조사한 결과 평균 84점(기준 100점)이 나왔다. 2010년 5월 최고치(130점)을 기록한 후 100점 이상을 유지하다 올해는 3, 4월을 제외하고 모두 100점을 밑돌고 있다. 섬유기업 상당수가 현재 상황을 경영 위기로 진단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섬유가 혜택 업종이라던 자유무역협정(FTA) 효과도 예상보다 저조하다. 지난해 7월 발효된 한-유럽연합(EU) FTA의 경우 유럽 경제 사정이 좋지 않은 데다 지역에는 관세 인하 혜택 업종도 많지 않다. 올해 3월 발효한 한미 FTA의 경우 의류 같은 완제품은 최대 20%까지 관세가 인하됐지만 지역에 해당 기업이 별로 없다. 대구지역 주요 상품인 원단의 관세 인하는 6, 7%에 그치고 미국 경기도 나빠 수출도 눈에 띄게 늘어나지 않고 있다.

지역 업계는 경영 효율화를 꾀하는 한편 기능성 소재 및 슈퍼섬유 개발로 돌파구를 찾겠다는 분위기다. 1년 이상 유럽의 재정 위기가 이어지고 있지만 섬유업계가 견뎌내는 이유는 기능성 신소재 개발을 활발하게 추진하면서 경쟁력을 키웠기 때문이라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경북도는 지역 섬유기업과 손잡고 2016년까지 950여억 원을 들여 메디컬(의료) 섬유 신소재 사업을 추진하고, 한국섬유개발연구원과 다이텍연구원(한국염색기술연구소)은 슈퍼섬유 소재 개발에 나서고 있다. 장병욱 한국섬유개발연구원 섬유정보팀장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섬유 연구개발에 투자하는 기업이 늘어나고 있다”며 “수출이 주춤하고 있지만 이런 연구개발이 조만간 성과를 내면 반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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