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할 새도…’ 새벽 덮친 화마에 일가족 4명 참변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6일 07시 09분


경기도 양주시에 위치한 슬레이트 구조의 낡은 단독주택에서 화재가 발생해 일가족 4명이 숨졌다.

불은 6일 오전 3시 25분께 양주시 덕정동 1층짜리 주택에서 일어났다. 이를 신문배달 중이던 주민이 발견해 119에 신고했다. 이 불로 집 안에 있던 송연식 씨(47), 부인 김은정 씨(39)와 11살, 5살 난 아들 등 일가족 4명이 모두 참변을 당했다.

불은 슬레이트 가건물 약 66㎡ 내부를 모두 태웠다. 30년 이상 된 건물의 지붕까지 모조리 무너져 내려 119구조대원들은 시신을 찾기조차 어려웠다.

어머니와 아들 둘이 안방에서 숨진 채 먼저 발견됐다. 송 씨의 시신은 거실에서 지붕 잔재에 깔린 채로 수색 4시간여 만인 이날 오전 7시 30분 찾았다. 경찰은 일가족 모두 외상이 없고 입과 코에서 연기 그을음이 발견된 점 등으로 미뤄 질식해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이들이 잠을 자다가 의식을 잃어 미처 대피할 새가 없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또 전기 누전, 연탄불 화재 등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두고 화인을 조사하고 있다.

한편, 이들 가족은 송 씨가 2년 전까지 식당을 운영하다가 영업 부진으로 문을 닫으며 형편이 급격히 어려워진 것으로 알려졌다. 부인 김 씨가 최근까지 일용직 허드렛일을 하며 생계를 이어왔다.

이웃인 윤만중 덕정5통장은 "생활고에 시달리면서도 늘 밝게 살려는 가족이었는데…"라며 안타까워했다.

일가족의 빈소는 인근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7일 부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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