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시 둔덕동 동사무소는 A장학재단이 지적장애 엄마와 폐지를 줍는 아빠를 둔 궁핍한 가정형편에도 4년간 돼지저금통에 동전 25만 원을 모아 기부한 유지은 양(10·여수 동백초교 4년)과 가은 양(8·여수 미평초교 2년) 자매에게 장학금을 주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유 양 자매가 A장학재단 장학생으로 선발된다면 초중고교는 물론이고 대학교까지 학비를 지원받게 된다. A장학재단 관계자는 “마음이 따뜻한 유 양 자매의 사연을 동아일보를 통해 접하고 이들에게 장학금 수여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서울에 사는 한 회사원은 유 양 자매를 후원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후원은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둔덕동에서 자활근로를 하고 폐지를 줍는 유 양 자매의 아버지(42)는 동네에서 ‘착한 아저씨’로 통한다. 여수엑스포가 한창일 때 둔덕동 공공 꽃밭을 거의 혼자 가꿨다. 동사무소의 각종 업무도 맡아 해 보배로 불린다. 그는 지적장애 2급인 아내(33)를 돌보다 잠시 시간을 내 폐지를 줍는다.
유 양 아버지는 지난달 30일 자녀들이 둔덕동 동사무소에 돼지저금통을 기부하는 과정에서 신상이 공개되는 것을 꺼렸다. “애들 스스로 동전을 모아 작은 기부를 했는데 왜 굳이 신분을 밝혀야 하느냐”는 이유에서였다.
이에 정운주 둔덕동장은 “작은 기부이지만 돈 많은 사람들이 기부에 더 참여할 수 있도록 하자는 취지”라고 계속 설득해 유 양 자매의 신원이 공개됐다. 정 동장은 “어려운 살림을 돕기 위해 유 양 자매 아버지가 더 많은 폐지를 주울 수 있도록 지역 업체에 협조를 요청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또 “어린 나이에 불우이웃을 도우려는 따뜻한 마음을 가진 유 양 자매가 대학까지 졸업해 사회에 더 많은 공헌을 하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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