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대학입시에서 가장 관심을 끄는 점은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선택형으로 바뀌면서 대학이 국어 영어 수학에서 어느 유형을 선택했고, 가산점은 얼마나 주느냐다.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10일 발표한 내용을 보면 상위권 수험생은 영어의 경우 B형으로 준비해야 한다. 또 인문계는 국어, 자연계는 수학을 B형으로 골라야 한다.
○ 교차지원에 가산점 없어
서울대와 연세대는 국어 수학 영어, 3과목 중에서 B형을 2개 이상 요구한다. 다른 상위권 대학도 마찬가지다. 서울대는 인문계와 자연계 모두 교차지원을 허용하는 점이 다르다. 수학·영어 B형, 국어 A형 응시자는 인문계 또는 자연계 학과에 모두 지원할 수 있다. 또 국어·영어 B형, 수학 A형 응시자는 인문계 전 학과와 건축학과 및 산업공학과에 지원이 가능하다. 연세대도 국어를 A형, 수학과 영어를 B형으로 고른 자연계 응시자가 인문계 학과에 지원할 수 있다.
상위권 대학이 B형을 의무화하면서 유형 선택에 따른 가산점은 없는 점이 특징. 가산점이 변수가 되는 대학은 A형과 B형을 고르도록 만든 중위권이다. 인문계의 경우 광주대 조선대 춘천교대가 국어 B형에 16∼20%의 높은 가산점을 준다. 자연계에서는 강원대 전남대 한국해양대 한밭대가 수학 B형에 16∼30%를 가산점으로 준다.
영어 B형의 경우 전 계열에 걸쳐 가산점을 16∼30% 주는 대학은 106곳이나 된다.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NEAT)을 반영하는 대학은 7개 대학에서 27개 대학으로 늘어난다.
최저학력기준으로 수능 등급 외에 백분위를 쓰는 대학이 늘어난 점도 눈길을 끈다. 백분위 방식은 점수 차를 비교적 세밀하게 보여 주므로 쉬운 영역에서 한두 문제 실수로 최저기준에 미달하는 부담은 줄어든다.
○ 공부 부담은 크게 줄지 않을 듯
수능 형태의 변화가 교육 당국의 목표대로 수험생의 학습부담을 줄여 줄지는 확실치 않다. 상위권 대학이 B형을 2과목씩 정하고, 중위권 대학은 B형에 가산점을 주니 수험생은 자신의 수준과 상관없이 일단 B형 위주로 공부할 개연성이 높아졌다.
입시 전문가들도 6월 모의평가 이전까지는 대부분의 수험생이 B형 준비에 매달릴 것으로 전망했다. 이영덕 대성학력개발연구소장은 “영어는 대부분의 대학이 B형을 요구하므로 고난도로 준비할 수밖에 없다. 국어와 수학도 계열에 맞춰 한 과목 이상은 B형으로 준비하는 경향이 대세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 A대 입학처장은 “두 유형이 어느 정도 다른지에 대한 자료가 없어서 대학과 수험생 모두 B형에 의존하는 분위기가 있다”라고 전했다. 상위권 학생이 B형을 선택한다는 전제 아래 가산점 비율을 정했지만 입시 결과가 공정하게 나올지는 확신할 수 없다는 분석.
단 국어와 수학은 동시에 B형을 선택할 수 없어 인문계열은 수학, 자연계열은 국어의 부담이 다소 줄어들 수는 있다. 그만큼 B형 과목과 탐구 영역이 당락의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말이다.
국어와 영어는 문항 수가 현재보다 5개 줄어들지만 시험 시간은 같다. B형의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해 지문을 길게 하고, 사고력을 요구하는 문제가 많아질 수 있어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김명찬 종로학원 입시전략연구소장은 “자연계열의 경우 수시나 정시의 수능 우선 선발전형에서 수학 과학 우수자를 뽑을 개연성이 높다. 수학 과학 학습 비중을 더 늘려야 한다”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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