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 1세대’ CEO의 몰락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11일 03시 00분


회삿돈으로 자기 빚 갚고… 투자명목 돈 빌려 떼먹고
서승모 C&S테크 前대표 기소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김한수 부장검사)는 ‘벤처 1세대’ 경영인으로 주목받았던 C&S테크놀로지 전 대표이사 서승모 씨(53·사진)를 수십억 원의 배임 및 사기 혐의로 10일 구속 기소했다.

서 씨는 2009년부터 갖고 있던 회사 주식 200만 주를 담보로 돈을 빌려 옵션에 투자했지만 손실이 생겨 빚이 쌓여 갔다. 이를 만회하기 위해 큰돈이 필요했다. 대기업에 납품하는 일부 제품을 자신의 회사가 아닌 다른 납품업체가 생산 및 납품하도록 주선한 뒤 대가를 받았다. 그는 자신의 동생이 대표인 I사 등 4개 납품업체와 대기업 납품 주선 계약을 한 뒤 그 대가로 모두 16억5000만 원을 받아 회사 몰래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서 씨는 2010년 12월부터 C&S로부터 스마트키 사업을 넘겨받아 진행하는 D사 대표 박 씨에게서 지난해 2월 5억 원을 빌렸다. 그러나 투자 손실은 더 불어났다. 그러자 “대기업과 공동 개발 중인 경제형 오디오 세트를 우리 회사가 연간 최대 400만 대 생산하게 되는데 돈을 빌려주면 생산물량의 25%를 떼어 주겠다”고 속여 10억 원을 더 빌린 뒤 갚지 않은 혐의도 드러났다.

올 3월에는 문구점에서 판매하는 어음용지에 회사 명의로 날인한 어음을 발행해 자기 빚 90억 원을 갚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도 더해졌다. 서 씨는 1993년 C&S를 설립한 뒤 IT벤처기업연합회장, 벤처기업협회장 등을 역임하며 언론에 자주 등장한 벤처 기업인이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서승모#구속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