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 용수 공급 절반 줄어… 습지 실개천 3급수 겨우 유지
악취 넘치던 과거로 회귀 우려… 지하철 용수 활용 등 대책 시급
인천의 청계천으로 불리던 승기천의 수질이 갈수록 나빠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승기천은 2002년까지 생활하수와 공업용수로 썩은 냄새가 진동하다 7년간의 자연형 생태하천 조성 공사가 이뤄지면서 시민이 즐겨 찾는 하천으로 사랑받아 왔다.
남동구 구월농산물시장 인근에서 남동산업단지공단 유수지 인근까지 이어지는 승기천은 만수하수종말처리장으로부터 하루 8만 t의 재활용 용수(2급수)를 공급 받아 수질관리를 해 왔다. 길이 3139m의 송수관로를 처리장과 연결해 재활용 용수를 공급받아 하천에 흘려보내고 있는 것.
그러나 지난해부터 만수하수종말처리장으로부터 공급받는 재활용 용수의 양이 절반으로 줄면서 수질이 나빠지고 있다. 가정과 상가, 공장 등에서 만수하수종말처리장에 유입되는 하수량이 최근 몇 년 사이에 크게 줄고 하수 유입도 시간대별로 큰 편차를 보이면서 승기천으로 보내지는 재활용 용수의 양이 절반으로 감소한 것.
최근 ‘승기천 관리를 위한 시민 토론회’에 이 같은 문제를 제기한 인천환경공단 김기형 연구개발팀장은 10일 “승기천의 모든 시설은 만수하수종말처리장에서 발생한 방류수를 하루 8만 t 공급받는 것을 근거로 설치됐는데 현재는 50%의 재활용 용수만 공급되면서 수질이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재활용 용수의 공급이 줄면서 승기천 내 여울, 습지, 실개천 등이 제 기능을 못해 3급수를 겨우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재활용 용수의 공급이 원활치 않을 경우 썩은 내가 진동하는 과거의 모습으로 회귀할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수질 관리를 위한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김 팀장은 “승기천 상류(구월농산물시장)와 인천지하철 1호선 역사가 가까운 만큼 지하철 용수를 끌어올 수 있고 수산정수장과 문학경기장 빗물저류시설에서 용수(재활용)를 공급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적은 예산으로 시설을 설치할 수 있는 만큼 승기천 수질 관리를 위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인천환경운동연합 측도 1000억 원 이상이 투입돼 생태하천으로 거듭난 만큼 용수 부족으로 제 기능을 못하고 있는 것은 예산 낭비라며 빗물, 지하수 등 다양한 용수 공급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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