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고장 강원도는 벌써 축제 모드로 빠져들고 있다. 지역마다 겨울축제 일정을 확정하고 손님맞이 준비에 분주하다. 강원도는 겨울이면 강추위와 많은 눈으로 불편을 겪지만 이런 요소도 관광자원이 된 지 오래다. 대표적 겨울축제로는 화천 산천어축제를 비롯해 평창 송어축제와 대관령눈꽃축제, 인제 빙어축제, 태백산 눈축제 등이 꼽힌다. ○ 화천 선등거리 밤마다 산천어 물결
화천군 화천읍 중앙로 ‘선등(仙燈)거리’는 오후 6시면 산천어등(燈)이 하늘을 수놓는다. 거리 위 구조물에 매달린 산천어 모양의 등 2만5000개가 일시에 불을 밝힌다. 소설가 이외수 씨가 이름 붙인 선등거리 점등은 내년 1월 5∼27일 열리는 산천어축제 서막을 알리는 행사다. 8일 미스월드유니버시티 참가 미녀들이 성대한 점등식을 열었다. 매년 100만 명 이상 찾아오는 산천어축제는 얼음낚시 구멍을 올해 1만1000여 개에서 1만4000여 개로 늘리고 얼음 조형물이 전시된 빙등광장도 3배나 키웠다. 눈을 활용한 다양한 체험과 눈 조각 조형물이 어우러진 놀이공간 스노펀파크(Snow Fun Park)를 신설해 운영한다. 눈썰매를 비롯해 윈터 트레킹과 사륜바이크를 즐길 수 있고 이글루와 미로 체험이 가능하다.
산천어축제의 백미는 산천어를 잡는 얼음낚시. 90t의 산천어가 화천천에 방류돼 관광객들에게 짜릿한 손맛을 제공한다. 갓 잡은 산천어는 낚시터 옆에 마련된 공간에서 직접 구워 먹을 수 있다. 예년처럼 행사장마다 입장료를 받지만 지역에서 사용할 수 있는 화천사랑상품권으로 되돌려 줘 지역 경기를 살리는 데 쓰인다.
신광태 화천군 관광기획담당은 “새로운 콘텐츠를 발굴하고 규모를 키워 변화를 모색했다”라고 말했다.
○ 5대 겨울축제 300만 명 이상 몰려
올해 6회를 맞는 평창 송어축제는 도내 겨울축제 가운데 가장 빠른 22일 막이 오른다. 송어축제는 평창군 진부면 오대천 일원에서 44일간 펼쳐진다. 2만5000여 m²(약 7562평)의 얼음낚시터가 운영되고 송어 맨손잡기 눈썰매 봅슬레이 등 눈과 얼음에서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축제위원회는 얼음낚시를 위해 1kg짜리 송어 2만여 마리를 방류할 예정이다.
올해 70만여 명의 관광객이 찾은 인제 빙어축제는 내년 1월 19∼27일 인제군 남면 인제대교 일원에서 열린다. 다른 지역 축제가 양식 어종을 소재로 하지만 빙어축제는 소양호에 자생하는 자연산 빙어를 잡는 것이 특징. 40cm가량 얼어붙은 두꺼운 얼음판 위에서 수천 명이 동시에 낚시를 하는 광경은 장관이다. 이 밖에도 수십 점의 대형 눈조각이 볼거리인 태백산 눈축제와 평창 대관령눈꽃축제도 내년 1월 개막을 앞두고 있다.
겨울축제는 지역 경기를 살리는 데 큰 도움이 되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강원발전연구원에 따르면 올해 도내 5대 겨울축제에는 310만여 명의 관광객이 찾아와 1인당 평균 6만9000원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김병철 강원발전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겨울축제는 관광 비수기인 겨울철에 새로운 관광시장을 창출하는 데 큰 역할을 했고 경기 회복에도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