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대 영어영문학과 교수로 재직했던 아서 맥타가트 박사(1915∼2003)의 흉상이 8일 교내 인문관 로비에 세워졌다. 제막식에는 이효수 총장과 이정희 문과대학장, 노태현 영우회(영남대 영자신문사 출신 모임) 회장(47), 여응모 미국 보잉사 이사(56) 등 50여 명이 참석했다.
흉상은 내년 7월 고인의 10주기를 앞두고 제자들이 올해 3월 추모사업회를 만들어 모은 2500만 원으로 건립했다. 제자인 최병만 경북 영주 대영중 교사(45)는 “학교에 부임하던 날 교수님께서 ‘첫 월급을 받을 때까지 생활비에 보태라’며 봉투를 건네던 모습이 지금도 생생하다”며 “제자들에게 존경 받는 교사가 되는 것이 교수님에 대한 보답이라는 생각을 잠시도 잊지 않으려고 한다”고 말했다.
고인은 1953년 미 국무성 재무관 자격으로 주한 미국대사관에 오면서 우리나라와 인연을 맺었다. 1976년 퇴직과 함께 영남대 영문과 교수로 부임해 1997년 퇴임할 때까지 200여 명의 제자들에게 장학금 2억6000여만 원을 줬다. 월 30만 원 안팎의 최소 생활비를 제외한 월급과 연금 등을 모두 장학금으로 내놨다. 소장하고 있던 화가 이중섭의 그림을 팔고 버스나 택시를 타는 대신 걸어 다니며 아낀 돈도 장학금에 보탰다.
맥타가트 교수의 한국 사랑은 퇴임 후 미국으로 건너간 뒤에도 이어졌다. 신라 토기와 백자, 청자 등 미국으로 반출됐던 문화재 480여 점을 되찾아 2000년 국립중앙박물관에 영구 기증했다. 그는 이 공로로 대한민국 문화공로훈장을 받기도 했다. 박영호 추모사업회 총무(51·대구컨벤션뷰로 사무국장)는 “교수님께서 베푼 큰 사랑이 오래도록 향기를 냈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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