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군산시에서 폐기물 처리업체를 운영하는 이모 씨(56)는 3월 초 미군부대 내 군수품 보급창고에서 작업을 시작했다. 폐기물을 차에 싣던 이 씨는 ‘전망대 망원경’처럼 생긴 군용품에 눈이 갔다. 이 씨는 30kg에 이르는 이 물건을 슬쩍 차에 싣고 부대를 빠져나왔다.
단순 망원경 정도로 보였던 이 장비는 열을 감지해 야간에 적의 침투를 파악하는 데 쓰는 장거리 열화상 카메라(사진)로 시가 1억 원짜리. 미군이 전방부대 및 주요 시설에 배치한 전략물자로 분류돼 있다.
하지만 이를 모르는 이 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불법 군용품 판매업자인 전모 씨(67)에게 단돈 5만 원에 이 장비를 넘겼다. 전 씨는 다시 온라인 해외 판매업자 이모 씨(53)에게 100만 원에 넘겼다. 가치를 단번에 알아본 이 씨는 외국 온라인 쇼핑몰 이베이에 이 장비를 9900달러(약 1100만 원)에 팔겠다는 글을 올렸다.
서울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군 수사기관과 공조해 이 카메라가 팔려 나가기 전 이 씨 등을 모두 붙잡아 불구속 입건했다고 12일 밝혔다. 경찰은 압수한 열화상 카메라를 미군에 돌려줬다. 미군은 이베이에 글이 올라오기 전까지 도난 사실을 몰랐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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