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강원도의회, 서민 복지예산 33억 삭감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17일 03시 00분


의정비 올리고 구입 몇년 안된 의회 차량 교체하면서…
민주 “與 복지예산 삭감 규탄”… 새누리 “민주 합의하고 딴소리”

14일 오후 강원도의회 제224회 정례회 제3차 본회의. 예산안 의결을 앞두고 박상수 의장(새누리당)이 “이의 있습니까”라고 묻자 민주통합당 의원들이 한목소리로 “있습니다”를 외쳤다. 그러나 박 의장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가결됐습니다”라며 의사봉을 두들겼다.

의원들의 고성이 빗발쳤지만 회의는 속전속결로 진행됐다. 앞서 민주통합당 의원들은 ‘민생 복지 예산 살립시다’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든 채 본회의장을 점거하기도 했다. 본회의는 결국 강원도가 제출한 3조 원대의 예산안 가운데 156억 원을 삭감 의결하고 막을 내렸다.

내년 강원도 예산안 심사를 둘러싼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도의회는 예결위가 삭감했던 200억 원의 예산 가운데 경기장 건설 예산 43억 원과 장애인 야학, 전국사회복지사대회 지원 등 복지 예산 4400만 원을 번안 의결을 통해 되살렸다. 그러나 대학생활 안정금 지원 1억2600만 원, 보호자 없는 병실 운영 지원 2억8800만 원, 상이군경회 리프트차량 지원 2500만 원, 도장애인복지관 버스 교체 1억4000만 원 등 복지예산 33억 원은 삭감됐다.

도의회 예산 삭감은 지방의료원 경영 혁신 대책을 놓고 도와 갈등을 빚으면서 시작됐다.

상당 부분의 복지 예산이 빠진 반면 도의회는 내년에 4500만 원을 들여 의전차량을 교체하기로 했다. 2008년에 구입한 버스도 1억2500만 원을 들여 교체한다. 도장애인복지관 버스가 10년이 넘게 낡은 점을 감안하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진보정의당 강원도당은 16일 성명을 통해 “복지 예산을 선심성이라고 하면서도 의정비를 3% 증액하고 도의회 차량을 교체하는 도의원들의 배포에 놀랄 따름”이라고 주장했다. 민주통합당 도의원들도 앞서 14일 “새누리당 소속 의원들이 다수당임을 앞세워 서민 복지 민생 예산을 삭감한 데 대해 강력히 규탄한다”고 밝혔다.

새누리당 도의원들은 “민주당은 예결위가 확정한 대로 예산을 통과시키고 내년 추경을 앞당겨 편성하기로 합의하고도 다수당의 횡포로 몰며 도민을 속였다”고 주장했다.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강원도의회#예산안 의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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