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장병들이 휴가나 외박 시간을 쪼개 교육 재능기부를 해오고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육군 31사단 구례대대 한승헌 병장(26·미국 유타대 의공학과), 손혁빈 상병(22·경북대 지질학과), 이태용 상병(22·단국대 토목공학과), 임동관 상병(21·전남대 수학교육과) 등 4명.
한 병장 등은 6월 2일부터 매주 토요일마다 4시간씩 전남 구례중과 구례여중에서 2, 3학년 학생 40여 명을 대상으로 영어, 수학을 가르치고 있다. 구례대대는 5월 17일 구례교육지원청과 협약을 맺고 장병들의 교육재능 기부를 지원하고 있다.
장병들은 처음에는 호기심과 군 생활에 활력소가 될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에 교육 재능기부에 참여했지만 시간이 갈수록 보람과 함께 책임감을 느끼게 됐다고 말했다. 시골 버스를 타고 힘들게 등교한 학생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을 보면서 봉사의 기쁨을 느낀다는 것. 일부 학생들은 토요일에 학원을 다니지 못할 만큼 형편이 곤란하다.
장병들은 휴가 중에도 토요일이면 광주에서 전남 구례까지 가서 수업을 진행했다. 오전 8시부터 외박이 가능하지만 수업을 끝내고 외박을 나갔다. 고된 일과를 끝낸 뒤 취침시간을 쪼개 수업 준비를 했다. 9월에는 철야로 실시하는 40km 야간행군을 마치고 곧바로 수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미국 유타대에서 6년 동안 유학하고 구례여중에서 영어를 가르치는 한 병장은 “매주 토요일은 내가 주인공인 내 수업이 있는 날”이라며 “군인들이 휴가나 외박 시간을 할애해 교육 기부를 하는 것이 특별히 칭찬 받을 일도 아니다”고 말했다.
김종구 구례교육지원청 교육장은 “힘든 국방의 의무를 다하면서도 6개월간 매주 토요일마다 성실하고 책임감 있는 자세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는 군 장병들이 고맙다”며 “이들이 전역할 때 표창장을 수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구례대대는 한 병장 등이 전역한 이후에도 가르칠 능력이 있는 다른 장병들을 선발해 교육 재능기부를 이어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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