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낮 12시 50분경 서울 동작구 대방동의 S건물 12층에 있는 통합진보당사. 3일 전 경북 청도군에서 상경한 박모 씨(63·건축업)가 이정희 전 대선후보를 비난하며 소주병 크기의 화염병 2개를 사무실과 벽에 던졌다. 이어 박 씨는 역시 통진당이 사용하는 8층으로 내려가다 붙잡힐 것 같자 10층 비상구 계단에 화염병 안의 인화물질을 벽에 뿌리고 불을 붙이려다 대선 경호팀에 붙잡혔다. 당직자들이 서둘러 소화기로 진화해 불은 번지지 않았다. 이 전 후보는 8층 사무실에 있었다.
박 씨는 붙잡힐 당시 ‘이정희 후보 사퇴’ ‘이정희-문재인 후보 단일화 반대’ ‘통합진보당 해체’ 등을 자필로 적은 유인물 200여 장을 가지고 있었다. 박 씨는 전날 현장 답사를 마칠 정도로 치밀하게 계획을 세운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이 전 후보는 박 씨의 범행 1시간여 후인 이날 오후 2시경 후보직 사퇴를 발표했다. 박 씨도 경찰 조사를 받은 뒤 이 소식을 전해 들었다. 박 씨는 경찰에서 “국회의원감도 안 되는 이정희가 대통령을 하겠다고 TV토론에 나온 게 화가 났다”고 말했지만 이 전 후보 사퇴에 대해서는 “어쨌든 다행이다”고만 하고 입을 다물었다. 서울 동작경찰서는 박 씨를 건조물방화 미수 혐의로 입건했다. 박 씨는 특정 정당에 소속돼 있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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