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고에 암수술까지…” 5살 손녀 버린 외할머니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17일 14시 37분


생활고에 최근 암수술까지…경찰 불구속 입건

생활고에 시달리던 외할머니가 5살 손녀를 버린 안타까운 사연이 알려졌다.

17일 인천 남동경찰서에 따르면 A씨(57·여)는 14일 오전 10시께 인천시 남구 관교동 인천 고속버스터미널에서 손녀 B양(5)과 함께 버스를 타고 충북 청주의 한 재래시장으로 갔다.

양말 한 켤레를 손녀의 손에 쥐여준 외할머니는 "과자를 사오겠다"며 손녀를 홀로 둔 채 사라졌다.

외할머니를 하염없이 기다리며 울고 있던 B양은 결국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에 의해 인근 보호시설로 옮겨졌다. B양이 부모의 이름을 몰라 경찰도 B양의 주소지를 파악하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같은 날 B양을 홀로 두고 인천으로 돌아온 A씨는 밤늦게 B양의 이모부이자 사위에게 전화를 걸었다. 함께 사는 남편과 아들이 집을 비운 틈을 이용했다. 그는 "손녀를 인천 모래내 시장에서 잃어버렸다"고 털어놨다.

이 소식을 전해들은 이모부는 급히 경찰에 신고했고 실종 시각과 신고 시각이 12시간 가까이 차이가 난 점을 의심한 경찰은 B양과 함께 살던 외할머니 A씨를 추궁했다. 처음엔 혐의를 부인하던 A씨도 결국 사실을 실토했다.

A씨는 경찰에서 "남편은 아파트 경비원이고 아들은 변변한 직업이 없다"며 "최근 암 수술을 해 경제적으로 힘든 상황이어서 손녀를 버리게 됐다"며 울먹였다.

B양의 부모는 2005년 이혼을 한 뒤 양육비도 주지 않은 채 B양을 외할머니에게 맡기고 따로 사는 것으로 조사됐다. B양은 이모부에게 인계됐다가 엄마 품으로 돌아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A씨를 유기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전했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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