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다난했던 임진년이 저물고 있다. 한 해를 보내는 마음 한 곳에는 늘 아쉬움이 남는다. 겨울 바다나 산을 찾아 하늘을 붉게 물들인 낙조를 바라보며 한 해를 되돌아보고 새해를 소망하는 시간을 가지면 좋을 것 같다.
○ 동양화를 펼쳐 놓은 강화 낙조
강화 낙조는 석모도가 으뜸이다. 석모도 낙조 여행은 강화 외포리 나루에서 시작된다. 석모도를 오가는 카페리에는 승용차를 실을 수 있다. 10분이면 바다 건너 석모도에 다다른다. 보문사의 서쪽 하늘은 오후 5시경 어느새 짙은 감빛으로 변한다. 425계단을 거쳐 눈썹바위에 오르면 처녀의 뺨처럼 불그레한 노을이 펼쳐진다.
보문사에서 항포 쪽으로 가다 마주치는 한가라지 고개는 낙조를 감상하는 데 그만이다. 배우 전지현이 출연한 영화 ‘시월애’의 촬영 장소인 일마레를 둘러보는 것도 것도 기억에 남을 것 같다.
강화의 또 다른 낙조 포인트는 화도면 장화리 버드러지 마을. 낙조를 제대로 감상하려면 밖이 내다보이는 이 마을의 카페를 찾으면 된다. 차의 향을 느낄 때 낙조는 어느새 창밖에 펼쳐진다.
버드러지 마을에서 5km 정도 떨어진 적석사의 낙조도 훌륭하다. 사찰 뒷산 정상에 있는 낙조대에 오르면 멀리 석모도가 한눈에 들어오고 호수 같은 고려저수지가 내려다보인다.
○ 가막머리 낙조대가 있는 장봉도
장봉도는 영종도 삼목 나루에서 여객선(차도선)을 타면 40분이면 닿는다. 장봉1리 주민들은 해넘이·해맞이 행사를 연다. 31일 해질녘에는 옹암해수욕장 해양탐방로에서 캠프파이어와 함께 간단한 만찬이 열린다. 다음 날 같은 장소에서는 새해 첫 일출(오전 7시 48분 예상)을 감상한 뒤 아침 식사로 떡국을 나눠 준다.
장봉도에는 서해 낙조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가막머리 낙조대도 있다. 2009년 인천시 건축상을 수상한 펜션 ‘노을 그려진 바다 풍경’(032-752-8809)이 있는 해변도 수평선 밑으로 떨어지는 해를 온몸으로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옹진군은 올해 3월경 이 펜션에서 시작해 야달 나루까지 이어지는 약 3km 길이의 산행 코스를 만들었는데 이 코스에 서해 바다를 한눈에 보며 낙조를 감상할 수 있는 팔각정을 설치했다.
○ 동해는 정동진, 인천에는 정서진
지난해 10월 완공한 인천 서구 정서진(正西津)도 해넘이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서구는 31일 오후 4시부터 정서진 아라빛섬 광장에서 ‘2012 정서진 해넘이 축제’를 개최한다. 축제는 일몰 예정 시간이 당일 오후 5시 25분인 점을 고려해 오후 4시부터 시작된다. 풍등 날리기, 노을 종 퍼포먼스 등 공식 행사와 풍물놀이, 케이팝(K-pop·한국대중가요), 트로트 공연, 먹거리 장터, 불꽃축제 등 부대행사가 펼쳐진다. 이 밖에 신년 엽서 쓰기, 토정비결 보기, 민속놀이와 같은 체험 행사도 마련됐다. 지난해 처음으로 열린 이 축제에서는 2만 명의 시민이 다녀갔다.
중구 무의도 하나개해수욕장과 실미해수욕장에서 일몰을 보고 새해 첫날 큰무리 나루, 어촌체험마을에서 일출을 감상하는 코스도 가볼 만하다.
코레일공항철도는 일출 관광객을 대상으로 서울∼용유임시역을 오가는 해맞이 열차를 내달 1일 하루 운행한다. 용유임시역은 일출을 감상하는 데 좋은 거잠포와 100여 m 떨어져 있다. 이 열차는 서울역에서 오전 5시 45분과 6시 1분에, 용유임시역에서는 오전 9시 21분과 9시 31분에 각각 출발한다. 032-745-7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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