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27일 지정 의결 예정… 생태계 보전 등 국고 지원
광주 브랜드 가치 오르고 주상절리 유네스코 등재 탄력
호남의 진산(鎭山)이자 광주의 상징인 무등산의 국립공원 지정이 확실시 된다. 국립공원으로는 21번째, 1972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된 지 40년 만이다. 무등산이 국립공원으로 승격되면 광주의 브랜드 가치가 높아지고 생태계 보전 및 훼손지 복원 사업이 빠르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광주시가 추진 중인 입석대, 서석대 등 주상절리(柱狀節理·용암이 식으면서 기둥 모양으로 마디가 끊어지고 갈라진 바위들)의 유네스코 자연유산 등재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 21번째 국립공원
환경부는 27일 국립공원위원회를 열고 무등산 국립공원 지정을 의결할 계획이다. 국립공원위원회는 당초 17일 열릴 예정이었으나 자료보완 등을 이유로 연기됐다. 국립공원위는 최근 수차례 답사를 해 국립공원 면적과 규모, 식생 등 자연 보전상태와 주변 환경, 주민의 무등산 보전 의지 등을 점검했다. 새로운 국립공원 지정은 1988년 월출산과 변산반도 국립공원 이후 24년 만이다. 국립공원 면적은 기존 도립공원때 30.2km²보다 2.5배 넓어진 총 75.5km²로 늘어난다. 지역별로는 광주 47.7km²(63.2%), 전남 27.8km²(36.8%)다. 이 면적은 향후 일부 조정이 가능하다. 관리면적이 크게 늘어남에 따라 인력은 물론 관리비도 증가한다. 공원보호를 위해 야간산행금지 등 탐방조건은 까다로워진다. 지금까지 공원관리 비용을 시에서 부담했으나 앞으로는 보전관리 및 탐방로 시설 등을 전액 국가예산으로 관리한다. 우선 내년도 예산에 국비 190억 원이 배정돼 관리소, 탐방 지원센터, 주차장, 야영장, 진입도로 정비 등에 쓰인다. 훼손지 복구와 탐방로 정비, 공원시설 설치 등을 위해 2017년까지 총 972억 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주요 탐방로 15개 구간이 신설돼 탐방로가 총 31개로 늘어난다. 관리 인력은 현 51명에서 100명으로 증가한다. 국립공원 관리를 위해 국립공원관리공단 산하에 무등산 국립공원 관리사무소가 신설되며 입장료는 받지 않는다.
○ 2383종 야생 동식물 서식
무등산은 수달 구렁이 등 멸종위기종 11종을 포함한 총 2383종의 야생 동식물이 자생할 정도로 생태계가 우수하다. 해발 1100m 이상의 고지대에는 입석대 서석대 등 주상절리가 분포해 보전가치가 높다. 전남 담양군과 화순군에 걸쳐 있는 무등산은 한 해에 650만 명(2010년 기준)이 찾아 북한산(850만 명) 다음으로 탐방객이 많다. 광주시는 2010년 12월 환경부에 무등산의 국립공원 지정을 건의한 데 이어 지난해 주상절리대를 문화재청에 ‘세계유산잠정목록 등재’를 신청했다. 중봉 주변 군부대 이전, 누에봉 중계소 철거, 원효사지구 원주민촌과 증심사지구 복원 등을 통해 무등산 자연경관을 되살렸다. 시민들의 보전운동도 국립공원 승격의 밑거름이 됐다. 1989년 결성된 무등산보호단체협의회(무보협)는 무등산 공유화 운동에 불을 지폈다. 무등산을 오르며 흙을 한 줌씩 날랐고 땅 한 평 갖기 캠페인, 환경대학 등을 통해 ‘무등산을 사랑하자’는 공감대를 넓혔다. 신광조 광주시 생태환경 국장은 “무등산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자연적, 문화적 가치를 보유하고 있지만 도립공원으로서 한계가 있었다”면서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면 전문기관을 통한 체계적인 관리와 보전으로 무등산 브랜드와 지역 인지도 향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