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대리가 회삿돈 165억 빼내 해외도박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부장 김재훈)는 165억여 원의 회삿돈을 빼내 도박 등에 쓴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및 재산국외도피 등)로 삼성전자 재경팀 대리 박모 씨(32)를 구속기소했다고 21일 밝혔다.

박 씨는 2010년 4월부터 올 10월까지 회사 출금 전표와 증빙용 ‘수출 관련 수수료 공문’, 타행환 입금전표 5통, 회사 명의 출금 전표 61통을 위조한 뒤 회사와 은행에 제시해 모두 65회에 걸쳐 회삿돈을 빼돌린 혐의를 받고 있다. 7만2990원으로 출금 전표를 작성해 경리직원에게 법인 인감을 받은 뒤 금액 숫자 앞쪽에 930을 더해 실제로는 9307만2990원을 은행에서 인출하는 수법을 쓴 것이다. 박 씨는 빼돌린 돈 일부를 환치기 업자의 해외계좌로 송금해 마카오 원정 도박 등에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박 씨는 처음 인터넷 도박 사이트에 빠져든 뒤 원정 도박을 다녔으며 도박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회삿돈을 빼돌리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측은 이 같은 비위를 적발해 지난달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 박 씨는 상습도박 혐의로 지난달 법원에서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된 상태에서 추가 기소됐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