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을 잘 안다고 여기는 자만심이 조난사고를 당할 수 있는 요인입니다. 항상 겸손함 마음을 갖고, 등산장비를 잘 챙겨야 즐거운 산행이 가능합니다.”
최근 제주산악안전대 수장으로 뽑힌 오경아 대장(43·여·사진)은 겨울철 산행에 나서는 등산객들에게 사고 예방을 위해 안전산행을 거듭 강조했다. 오 대장은 국내 산악안전(구조)대 사상 첫 여성 대장. 오 대장은 “여자라서 더 힘든 것은 없다. 국내 최고의 실력을 갖춘 제주산악안전대의 명성에 누가 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제주산악안전대는 1961년 출범했다. 한라산에서 서울대 학생이 조난당한 것을 계기로 민간인들이 국내에서 처음 조직했다. 지금은 대한적십자사 제주지사, 대한산악연맹 제주도연맹 산하 단체로 활동하고 있다. 다른 지역에서 ‘구조대’ 명칭을 쓰고 있지만 설립 당시 가졌던, 구조에 앞서 사고 예방이 중요하다는 취지를 그대로 이어받았다. 현재 대원은 37명으로 종신회원 7명을 제외한 30명이 현역으로 활동 중이다.
오 대장은 20대 초반 사촌오빠를 따라 암벽을 오르는 경험을 한 뒤 산악인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1990년 제주도연맹 산악안전대에 가입하고 1996년에 북미 최고봉인 매킨리(6196m)를 등정한 뒤 2006년에 스포츠클라이밍 심판 자격을 취득했다. 1998년 대통령기 등반대회에서 여자 일반부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산악인들에게 ‘대장’은 절대복종의 의미를 지닌다. 사지(死地)로 가는 길이라 여겨질지라도 산에서는 대장의 결정이 절대적이다. 오 대장은 “구조를 기다리는 사람은 물론이고 구조대원의 안전도 중요하기 때문에 긴장감을 늦출 수 없다”며 “올바른 판단과 결단을 위해 마음과 몸을 단련하는 데 소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오 대장은 홀로 두 아들(5, 8세)을 키우며 아웃도어 매장을 운영하는 ‘슈퍼 우먼’이다. 그는 “나날이 한라산을 찾는 등산객이 늘고 있지만 무전기,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단말기, 심장 제세동기 등을 제대로 갖추지 못하고 있는 만큼 관련 기관과 단체의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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