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가 2012 전문대학인상 수상자로 선정한 김영재 씨가 한 대학병원 소아병실에서 마술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동아인재대 제공
1995년 12월 21일 서울의 한 대학병원 인근 거리에서 마술사가 거리공연을 했다. 창백한 얼굴을 한 11세 초등학생이 인파 속에서 마술을 지켜봤다. 림프구성 백혈병으로 3년째 치료를 받고 있던 이 아이는 병실로 돌아가 종이접기를 하며 마술사를 꿈꿨다. 힘든 항암치료 과정에서도 마술사가 돼 사람들에게 꿈과 희망을 선사하고 싶은 소망이 작은 힘이 됐다. 이 아이는 1997년 백혈병을 완치했다. 고향인 전남 목포에서 중고교를 다니며 마술사의 꿈을 잊지 않았다. 그는 2004년 전국에서 최초로 문을 연 동아인재대 마술과 1회 입학생이 됐다. 2006년 졸업을 하면서 마술회사를 창업해 7년간 소외계층과 소아암 아동 환자 등에게 꿈을 나눠주고 있다.
한국전문대학교육협의회가 2012 전문대학인상 수상자로 선정한 김영재 씨(28) 이야기다. 김 씨는 정기적으로 전남 화순 전남대병원이나 자신이 항암치료를 받았던 한양대병원 등을 찾아 소아암을 앓고 있는 아동들에게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김 씨는 “소아암 아동들에게 마술을 보여준 뒤 (나도) 항암치료를 받았고 이젠 완치됐다는 것을 말하면 병간호에 지친 부모들이 힘을 낸다”고 말했다.
또 김 씨는 수련관, 야영장이나 노인정, 복지관 등에서 청소년, 노인들을 대상으로 마술을 자주 펼친다. 특히 학교폭력 가해 학생들에게 마술을 가르치기도 한다. 친구들을 괴롭히기보다 마술을 보여주며 좋은 매력으로 접근하라고 조언한다. 그는 마술대회를 나가는 것보다 대중 속으로 파고드는 마술을 선호한다. 환경, 청소년 리더십 등을 전달하는 소통하는 마술을 좋아한다. 김 씨는 “아프리카 등 후진국을 돌아다니면서 마술로 희망을 선사하려는 계획이 있다”며 “소외계층 등에게 꿈을 선물하는 마술 봉사활동을 이어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 씨가 다녔던 동아인재대 마술과는 2004년 최초로 마술 전공으로 개설됐다. 현재까지 전문 마술사 300여 명을 배출했다. 마술사를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마술을 가르치고 국내 마술계의 발전에 한 획을 그었다. 이현주 동아인재대 기획처장은 “마술과는 국내 마술사의 메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며 “마술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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