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서에서 도주했던 성폭행 피의자 노영대 씨(32)가 닷새 만에 검거됐다. 경찰은 도주 당시 그가 손목에 채워진 수갑을 어떻게 풀고 달아났는지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노 씨의 진술을 토대로 그가 경찰서 담을 넘자마자 오른쪽 손목 수갑을 푼 것으로 보고 있다.
경기 일산경찰서는 24일 안산에서 검거한 노 씨를 상대로 도주 후 6일간의 행적, 도주로, 도주 동기, 수갑을 언제 풀었는지, 누구한테 얼마나 도움을 받았는지 등을 조사했다고 26일 밝혔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20일 오후 7시 40분께 경찰서 지하 1층 계단에서 맨발로 달아난 뒤 1.8m 높이 경찰서 담을 넘자마자 곧바로 오른쪽 손을 수갑에서 강제로 빼냈다고 진술했다.
노 씨의 오른쪽 손목에 있는 상처가 강제로 손을 잡아 빼며 다친 것으로 경찰은 추정했다. 이 때문에 경찰이 도주 전 조사 당시 오른손 수갑을 처음부터 헐겁게 채웠는지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경찰의 한 관계자는 "엄지손가락이 골절되면 수갑에서 손을 빼낼 수 있다"며 "이 부분을 확인 중"이라고 말했다.
이후 노 씨는 맨발로 장항동을 거쳐 4~5㎞ 떨어진 자유로IC를 거쳐 외곽순환도로를 이용, 걸어서 인천까지 갔다고 진술했다. 일산을 벗어난 시각은 도주 2시간 30분 뒤인 오후 10시쯤이다. 노영대의 양 발에는 진물이 날 정도의 심한 동상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경찰은 영하 10도 안팎의 강추위에 맨발로 수십㎞ 떨어진 인천까지 걸어갔다고 한 점으로 미뤄 그의 도주를 도운 지인 등을 상대로 진술의 신빙성을 확인하고 있다.
이와 관련 경찰은 결정적 제보라고 믿었던 택시기사의 제보는 오인신고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사건 발생 당일 오후 11시 7분께 "양손을 천으로 둘둘 감고 맨발로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는 택시기사의 신고를 받고 장항동 비닐하우스 밀집지역을 수색한 바 있다.
노 씨가 인천까지 간 이유는 지인의 도움을 받기 위해서였다. 인천에서 지인 A씨로부터 현금 20만 원과 슬리퍼 등 도주에 필요한 물품을 건네받은 그는 택시를 타고 안산으로 갔다.
21일 오전 11시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의 한 모텔에 투숙한 뒤 오후 5시 50분께는 대형마트에 들러 등산화를 구입했다. 이날 오후 10시께 모텔에서 나온 노 씨는 이후 교도소 동기 안모 씨(54)의 도움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그는 23일에는 택시를 타고 인천으로 가 20만 원을 준 A씨에게 전화를 건 것으로 조사됐다. 이후 곧바로 택시를 타고 안산으로 다시 가 검거될 때까지 오피스텔에서 지냈다.
경찰은 도주 과정에 추가 범행은 없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노 씨가 조사과정에서 "더 이상 조사를 못 받겠다"고 반발해 25일 오전 1시께 조사를 중단하고 잠을 재운 뒤 이날 아침부터 2차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노 씨의 진술 내용이 맞는지 등을 최종 확인한 뒤 이날 오후 수사 진행상황을 브리핑할 계획이다.
앞서 노 씨는 20일 오후 7시 40분께 성폭행 혐의로 조사를 받던 중 수갑을 찬 채 맨발로 달아나 닷새 만인 24일 오후 4시 25분께 교도소 동기 안 씨가 제공한 오피스텔에서 격투 끝에 검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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