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바바리맨 사진사 처벌할 법이 없네…

여학생 뒤에서 국부노출 촬영… 법원 “음란물 해당안돼 무죄”

“자, 지금 자동으로 사진이 여러 장 찍히고 있으니 카메라를 보세요. 제일 잘 나온 사진으로 골라줄게요.”

경기도에서 사진관을 운영하는 A 씨(42)는 여학생들이 증명사진을 찍을 때 유독 공을 들였다. 친절한 사진사인 줄로만 알았던 A 씨는 알고 보니 ‘변태 사진사’였다. 자세 교정을 빌미로 타이머를 맞춰 놓은 채 학생들 몰래 뒤에 서서 자신의 바지를 내려 성기를 꺼내 놓고 사진을 찍은 것.

올해 3월 한 여중생의 신고로 덜미가 잡힌 A 씨의 컴퓨터에는 2010년 8월부터 올해 5월까지 이렇게 몰래 촬영한 사진과 동영상 파일이 149개나 저장돼 있었다.

서울고법 형사11부(부장판사 박삼봉)는 검찰이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 제작·배포 혐의로 기소한 A 씨에 대해 26일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법률이 규정하는 아동·청소년 음란물은 성적 행위의 주체가 아동이나 청소년이어야 한다”며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상 A 씨가 아동·청소년 음란물을 제작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밝혔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