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 성폭행 탈주범 “경찰서 나오며 수갑 풀어… 너무 아파 왼손은 못빼”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12월 27일 03시 00분


일산 성폭행 탈주범 수사

20일 경기 일산경찰서를 탈주한 성폭행 피의자 노영대 씨(32)는 교도소 장기 복역이 두려워 도주했으며, 주로 도보와 택시를 이용해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일산경찰서는 26일 “노 씨가 ‘교도소에 오래 있을 것 같아 도망가서 죽는 게 낫겠다고 생각하고 우발적으로 도주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노 씨는 도주 직후 일산 호수공원 방면으로 달아난 뒤 김포대교를 건너 서울외곽순환고속도로를 따라 인천 남동구 구월동까지 이동했다. 노 씨는 도주 초기에는 신고 있던 슬리퍼가 벗겨져 맨발이었으나 길에서 노란색 후드티와 장갑, 슬리퍼를 주워 착용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경찰은 혹한 속에서 10시간가량 맨발로 이동하기는 힘들다고 보고 도주를 도운 공범이 있는지 조사 중이다.

의문이 일었던 수갑 착용 여부는 노 씨가 경찰서에서 빠져나오면서 오른손을 수갑에서 빼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제대로 수갑을 채웠다고 주장하지만 헐거웠던 것으로 보인다. 노 씨는 경찰에서 “수갑을 뺄 때 너무 아파 왼손까지는 빼지 못했다. 오른쪽 수갑이 계속 걸리적거려 23일 인천 길병원 인근 모텔에 투숙했을 때 왼쪽 손에 오른쪽 수갑 부분을 채웠다”고 진술했다. 수갑은 손에서 빠지면 바로 풀린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노 씨는 경찰 추적을 따돌리기 위해 경기 안산과 부천, 인천 구월동과 부평역 일대를 돌아가며 4곳의 다른 모텔에 투숙했다. 도피 자금은 도주 중 지인인 박모 씨(32)로부터 2차례에 걸쳐 50만 원을 받아 사용했다.

노 씨는 수사망이 좁혀 오자 24일 밤 12시 과거 들른 적이 있는 교도소 동기 안모 씨(54) 내연녀 소유의 경기 안산시 고잔동의 오피스텔에 창문을 부수고 들어갔다고 진술했다. 이후 오피스텔 근처에서 잠복 중인 경찰이 25일 오후 인기척을 확인하기 위해 창문을 두드리자 베란다 가스배관을 이용해 옆집으로 도주했다가 뒤쫓는 경찰에 검거됐다.

안산=남경현 기자·고양=조영달 기자 bibulus@donga.com
#일산탈주범#노영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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