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맛둘레길 6개월… “장사할 맛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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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2월 28일 03시 00분


휴식-문화공간 등 정비사업
대구 앞산 1차구간 조성후 작년보다 매출 30% 늘어나

올해 6월 1차 도심 재생 사업을 마무리한 대구 남구 대명동 앞산 맛둘레길을 27일 시민들이 이야기를 나누며 걷고 있다. 대구 남구 제공
올해 6월 1차 도심 재생 사업을 마무리한 대구 남구 대명동 앞산 맛둘레길을 27일 시민들이 이야기를 나누며 걷고 있다. 대구 남구 제공
대구 남구 대명동에서 메밀묵 식당을 하는 최성욱 씨(46)는 요즘 일할 맛이 난다. ‘앞산 맛둘레길’ 덕분에 손님이 늘면서 매출이 지난해보다 20% 이상 많아졌기 때문. 최 씨는 “이곳이 걷고 싶은 거리로 바뀐 후 사람들이 모이고 주변 음식점들은 활기를 띠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 앞산 맛둘레길 1차 사업이 완공된 후 6개월 만에 눈에 띄는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쾌적한 환경 덕분에 방문객이 꾸준히 느는 데다 주민 소득도 증가한 것. 2014년까지 100억 원을 들이는 이 사업은 올해 6월 대명고가교삼거리∼현충삼거리 구간(1.5km)에 다양한 휴식공간과 문화시설 공사를 마치고 거리 모습이 산뜻하게 바뀌었다. 내년 2차 사업으로 야간경관 조명과 편의시설 설치 공사를 통해 여가와 문화가 어우러진 거리로 가꿀 계획이다.

27일 남구에 따르면 맛둘레길 음식점 40여 곳의 최근 종합소득세와 지방세를 분석한 결과 매출이 지난해보다 평균 30%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6개월 동안 일자리를 1개 이상 늘린 음식점도 7곳으로 조사됐다.

이 사업은 올해 정부 각종 평가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거뒀다. 국토해양부가 전국 96개 기초지자체가 추진한 115개 도시 활력 사업을 평가한 결과 도심 재생 분야에서 전국 1위를 차지했다. 올해 문화체육관광부의 대한민국 공공디자인 최우수상과 민관협력포럼이 주최하고 행정안전부가 후원한 민관협력 우수사례 전국 공모대회 우수상 등 여러 평가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 대구시가 올해 8개 구·군을 대상으로 실시한 도시 녹화 추진 평가에서도 남구가 최우수 기관으로 선정됐다.

주민들은 이 같은 성과에 힘입어 또 다른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상가번영회는 내년부터 자체 친절서비스 교육을 실시한다. 올해 구성된 맛집연구회는 조만간 20, 30대 손님을 겨냥한 새로운 음식을 개발할 예정이다. 5월 처음 연 맛둘레길 축제도 내년에는 다채로운 체험 프로그램을 마련해 개최할 계획이다. 주민협의체인 ‘좋은 이웃’ 김영수 대표(61)는 “주민들이 힘을 모아 걷고 싶은 거리에서 이제 머무는 공간으로 발전시키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남구는 도시 만들기 지원센터를 설립해 사업을 지원하고 있다. 내년에는 도시전문가들을 참여시켜 효과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이진숙 도시경관과장은 “도시 재생 사업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주민들의 관심과 협력으로 이뤄낸 결과인 만큼 다음 사업도 성공적으로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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