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오후 4시경 ‘솔로대첩’이 한창인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서 지모 씨(20)가 동갑내기인 김샛별 씨(20·여) 앞에 무릎을 꿇고 장미꽃 한 송이를 말없이 내밀었다. 김 씨는 꽃을 받아들었다. 주변에서 “빨리 ‘산책’하러 가라!”는 환호성이 쏟아졌다. ‘산책하러 오셨어요? 같이 걸으실래요?’는 이날 솔로대첩의 데이트 신청 암호. 남자들만 득실댄 솔로대첩에 허망해 있던 남자 참가자들은 부러움에 넋을 잃었다.
사실 지-김 씨 커플은 일반 참가자가 아니라 행사 자경단원이었다. 22일 자경단 사전 교육이 끝난 뒤 이어진 뒤풀이 자리에서 첫 인연을 맺었다. 지방의 한 대학교 3학년인 김 씨는 “취업할 때 도움이 될 것”이라는 학교 선배의 권유로 솔로대첩 자경단에 지원했다. 솔로대첩 이후에도 두 사람이 사랑을 키워가고 있다는 소식을 전해들은 참가자들은 “‘패잔병’만 득실댔던 행사였지만 ‘될 놈은 어떻게 해도 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시켜줬다”며 부러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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