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 A 씨는 남편이 다른 여성과 바람을 피우는 것으로 의심했지만 증거를 찾지 못했다. 그러던 중 지난해 1월 남편의 내연녀로 추정되는 B 씨 주거지를 찾아냈다. 경기 지역의 모 아파트였다. A 씨는 굳게 잠긴 현관 잠금장치를 드라이버와 망치로 부수고 들어가 남편과 B 씨가 함께 있는 현장을 잡았다. 둘이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는 불륜의 증거가 되지 않는다는 점을 잘 아는 변호사답게 물증을 찾는 데 집중했다. 집 안을 뒤져 이불은 물론이고 베개 커버와 수건, 속옷 등을 들고 나와 이 중 불륜의 결정적 증거를 확보했다. A 씨는 이혼 소송을 제기하고 간통 혐의로 남편과 B 씨를 고소했다.
하지만 불륜을 단죄하려던 A 씨에게도 법적 책임이 따를 상황이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조상철)는 A 변호사를 주거침입과 특수절도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지난해 12월 31일 밝혔다. 함께 현장에 나타난 A 변호사 어머니는 혐의가 크지 않다고 보고 기소유예 처분했다.
불륜 현장이라 하더라도 마음대로 문을 부수고 남의 집에 들어가 물건을 꺼내오면 불법이라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검찰 관계자는 “불법으로 얻은 증거라 이혼 소송 재판부가 그 효력을 인정할지는 알 수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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