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교생 킥복싱 시합시켜 뇌손상 입힌 관장에 실형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2일 20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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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생이 머리보호대 착용 등의 안전조치 없이 킥복싱 시합에 나갔다가 머리를 심하게 다쳤다. 그를 시합에 출전시켜 피해를 입힌 체육관 관장 2명에게 2일 실형이 선고됐다.

인천지법 형사2단독 정도성 판사는 업무상 과실치상 혐의로 기소된 모 체육관 관장 A씨(33)와 다른 체육관 관장 B씨(38)에게 각 금고 6월과 8월, 심판 C씨(33)에 벌금 300만 원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정 판사는 판결문에서 "이들이 불의의 사고에 대비한 보험에 가입하지 않은 데다 책임마저 회피하면서 사건 발생 2년 3개월이 지나도록 병원 신세를 지고 있는 피해자에 대한 피해 회복 절차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다만 머리보호대(헤드기어) 의무 착용과 책임자 처벌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보기 어렵고 국내 격투기 산업의 운영 현실이 열악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고 양형 배경을 설명했다.

앞서 A씨 등은 2010년 9월 킥복싱을 배운 지 3개월에 불과한 고교생 D군(당시 17세)을 사설 킥복싱 시합에 출전시켰다.

D군은 1라운드에서 상대방의 하이킥을 얼굴 부위에 맞고 쓰러졌지만 이들이 계속 경기를 진행시키는 바람에 결국 2라운드에서 머리를 심하게 맞아 의식을 잃었다.

이후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지능이 치매 수준으로 떨어졌고 말을 제대로 하지 못해 24시간 보호가 필요한 상태가 됐다.

검찰 조사결과 머리보호대 착용, 응급 의료진 대기 등의 안전조치가 이뤄지지 않은 사실이 드러나 A씨 등 3명은 기소됐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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