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반도는 러시아 모스크바 등 유럽에서 전통적으로 추운 도시보다 더 추운 날씨를 이어가고 있다.
3일은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울 것으로 예보됐다.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6도, 강원 철원 영하 22도, 세종 영하 19도 등으로 전망됐다. 이미 중부 대부분 지방에 한파 특보가 내려졌다. 일요일인 6일에야 서울의 아침 기온이 영하 7도로 다소 올라가지만 9일까지 영하 10도 가깝게 떨어지는 추운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예보대로면 지난해 12월 30일부터 영하 5도 이하의 추위가 적어도 11일 이상 계속되는 셈이다. 이는 올겨울 들어 최장기간 한파다.
기상청에 따르면 2일 서울의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13.1도. 지난해 12월 26일 영하 14.5도보다 약간 높았지만 바람이 강해 체감온도는 영하 19.4도까지 떨어졌다. 강원 철원 영하 17.2도, 충북 충주 영하 14.8도 등 곳곳의 수은주가 곤두박질쳤다. 낮에도 대부분 지방의 기온이 영하권에 머물렀다.
반면 2일 모스크바의 기온은 0도까지 올라갔다. 러시아에서는 지난해 12월 중순 최저 영하 50도 안팎의 강추위가 열흘가량 이어지면서 1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그러나 일주일 전부터 아침기온이 영하 5도∼영하 7도를 유지하고 0도까지 오른 적도 있었다. 모스크바 북쪽의 상트페테르부르크도 2일 오전 수은주가 영상 3도까지 오르기도 했다.
또 핀란드 헬싱키, 스웨덴 스톡홀름의 아침기온도 영상으로 올랐고 지구상에서 가장 북쪽에 위치한 수도인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는 이날 영상권의 포근한 날씨를 보였다. 반면 중국 베이징은 영하 14도, 캐나다 오타와 영하 14도 등 아시아와 북미 일부 지역은 매우 추웠다.
북유럽보다 추운 한반도는 당분간 같은 추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맹추위는 남은 겨울 동안에도 계속 위세를 떨칠 것으로 전망된다.
올겨울 북반구의 한파는 북극 지역의 기온 상승으로 지난해 8월 북극 일대 해빙(海氷) 면적이 역대 최소를 기록하면서 예고됐다. 북극에서 증발된 수증기 때문에 많은 눈이 대륙을 덮으면서 태양빛을 반사해 지표면 온도를 끌어내렸다. 또 북극의 찬 기운을 가두는 제트기류의 힘이 약해지면서 찬 기운이 한반도 등 아래쪽까지 내려왔다. 다만 제트기류 약화의 영향이 예년보다 덜해 한파가 지역에 따라 주기적으로 몰아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여름 한반도에는 이례적으로 장기간 폭염이 지속되면서 한때 적도지역 국가보다 더운 날씨가 나타난 바 있다. 지구 온난화에 따른 세계적인 기후변화 속에서 특히 한반도 기상이 요동치고 있는 것이다. 김성묵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현재 5km 상공에 찬 공기가 머무르고 있어 당분간 추위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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