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실업-고용의 질 악화로 작년 3분기 2.7% 증가에 그쳐
60대 이상은 6.9%로 높은 편
방송 조명 일을 하는 비정규직 박모 씨(33)는 월 소득이 170만 원이다. 출퇴근이 일정치 않은 그의 월급은 같은 회사 정규직 선배들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박 씨는 2세 계획도 미루고 있다.
직장생활 5년 차인 오모 씨(31)는 지난해 연봉 협상을 하면서 일종의 박탈감을 느꼈다. 같은 회사 40대 부장들은 연봉 인상률이 전년 대비 최고 11%였지만 성과를 내기 힘든 5년 차 이하 사원들은 5%만 올라도 만족해야 했기 때문이다.
청년층과 중장년층 간의 소득 격차가 커지고 있다. 2일 통계청에 따르면 가구주가 39세 이하인 2인 이상 가구의 지난해 3분기(7∼9월) 월평균 소득은 408만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오르는 데 그쳤다. 전 세대 가운데 증가율이 가장 낮았고, 평균치에도 못 미친 것.
반면 가구주가 40대인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7.4%, 50대인 가구는 8.4% 올랐다. 특히 60대 이상 노년층도 소득 증가율이 6.9%나 됐다.
이런 추세는 최근 3년간 지속되고 있다. 3분기 기준으로 2010년 이후 3년간 2030세대 가구의 전년 대비 월소득 증가율은 4050세대보다 낮았다.
2030세대의 소득 증가율이 낮은 이유는 경기침체로 기업이 신입사원 채용 규모를 줄이기 때문. 또 은퇴자나 전업주부가 창업이나 재취업 시장에 뛰어들면서 그나마 있는 일자리조차 젊은 세대들이 확보하지 못하게 됐기 때문이다.
이근태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회사가 어려워지면 구조조정보다 신규 인력 채용부터 줄이게 된다”며 “성장률이 한 단계 떨어지면서 청년층이 가장 큰 타격을 입는 것은 세계적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에 반해 4050세대 중장년층 가구의 월 소득 증가율은 2010년 말 저점을 찍은 이후 매분기 7∼8% 수준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비(非)경제활동인구였던 전업주부들이 일자리를 얻어 소득이 새로 생기거나, 베이비붐 세대가 재취업이나 창업에 나서 은퇴 후에도 소득이 발생하는 사례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첫 단추를 잘못 끼우면 질 낮은 일자리를 맴돌게 될 것이라는 부담감 때문에 청년층이 경제활동에 쉽게 뛰어들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여 질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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