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행시간 45분 늘어나고 공정 59%… 변경 어려워… 무리한 요구 땐 공동대응”
호남 지자체-기관 반발
2015년 개통 예정인 호남선 고속철도(KTX)가 서대전역을 경유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해 호남권에서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호남선 KTX가 서대전역을 경유하면 운행시간이 45분 늘어나 8조 원의 예산이 투입된 KTX 건설이 무의미해진다는 지적이다.
광주시와 의회, 광주상공회의소는 지난해 12월 대전시 충남도 계룡시 육·해·공군본부 육군훈련소 등 6개 기관이 국토해양부에 호남선 KTX가 서대전역 등을 경유할 수 있도록 기존 노선 병행 운행 건의문을 제출한 것에 대해 반대 성명서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3일 밝혔다. 이에 앞서 전북도·의회, 전북상공회의소는 지난해 12월 28일 호남선 KTX 서대전역 경유에 대해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전남도도 KTX 서대전역 경유에 반대 입장을 밝히는 등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대전시 등 6개 기관은 지난해 12월 20일 공동건의문을 통해 “호남선 KTX가 대전권 역을 거치지 않고 충남 오송 분기역과 공주역을 거쳐 곧바로 호남권으로 향하면 기존 이용객들의 불편이 예상된다”고 주장했다. 건의 내용은 호남선 KTX가 2015년 개통돼 충남 오송∼남공주∼전북 익산 방향으로 분기되더라도 기존 운행 구간인 서대전∼계룡∼논산을 경유하게 해달라는 것이다. 이들은 호남선 KTX가 현재 서대전역을 기준으로 1일 48회 왕복 운행하고 전 구간 이용객(660만 명) 가운데 대전권이 전체의 29%인 190만 명을 차지하고 있다며 기존선 병행 주장을 펼치고 있다.
광주와 전남북 지역에서는 2015년 개통 예정인 호남선 KTX 공사 공정이 60%에 육박하는 상황에서 충청권 6개 기관이 무리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호남선 KTX 오송∼광주 송정 182km 구간에는 총사업비 8조7283억 원이 투입돼 19개 공구 노반공사가 진행 중이며 공정은 59%에 달하고 있다. 호남선 KTX가 개통되면 서울 용산∼송정 구간 소요시간이 기존 2시간 48분에서 1시간 33분으로 단축된다.
충청권 6개 기관의 주장대로 호남선 KTX가 경유하는 기존 노선을 병행할 경우 오송∼공주∼전북 익산 고속철도 구간 89.7km가 121.7km로 32km가 늘어나는 데다 열차 대기 시간까지 감안하면 소요시간이 45분 정도 추가된다는 분석이다. 또 KTX 전용구간과 기존 선로 운행이 병행될 경우 세종시 관문인 공주역 기능이 축소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광주시 관계자는 “호남선 KTX는 낙후된 호남권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것으로 용산∼오송∼공주∼익산∼정읍∼광주로 이어지는 182.3km KTX 전용선로가 돼야 한다”며 “공사가 59% 진행돼 변경할 수 없지만 소모적 논쟁이 계속 제기될 경우 호남권이 공동 대응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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