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아 ‘버킷 리스트(bucket list)’ 열풍이 분다. 버킷 리스트는 ‘생전에 꼭 해보고 싶은 일과 보고 싶은 것들을
적은 목록’을 뜻하는 용어. 새해가 되면서 1년간 꼭 이루고 싶은 일을 담은 1년짜리 버킷 리스트도 고교생 사이에서 유행한다.
새해를 맞아 “이 말만은 꼭 듣고 말테야”라며 주먹을 불끈 쥐며 열의를 불태우는 고교생들의 버킷 리스트를 들여다보자. 고교생들이 뽑은 ‘이 말만은 올해 꼭 듣고 싶다’ 목록은? ○ 인정형 “고마워♡”
“너는 정말 못하는 게 없구나.”
고교생들은 빈말이라도 좋으니 따뜻한 말과 응원메시지를 듣기를 갈구했다. 종일 스마트폰 메신저로 수천 개에 달하는 메시지를
주고받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초 단위로 올라오는 이야기들에 묻혀 사는 고교생들이지만 “고맙다” “잘한다”는 가장
‘아날로그적’인 말이 고프다.
서울 명지고 1학년 박혜정 양(17)은 “무엇이든 잘한다는 소리를 듣고 싶은데, 딱히 인정받은 적이 별로 없다”면서 “방학 동안 체력단련에 힘써서 체육시간에 칭찬 듣는 게 소원”이라며 웃었다.
또 경북 안동고 2학년 구영모 군(18)은 “친구나 부모님 등 주변 사람들에게 ‘옆에 있어줘서 고맙다’는 말을 듣고 싶다”고 했다.
○ 대입형 “합격하셨습니다!”
수험생이라면 한순간도 머릿속에서 떨쳐내기 어려운 대학입시. 실제로 예비 고3 중엔 겨울방학을 맞아 고3 새 학기가 시작되기 전
자신이 진학하고픈 대학 캠퍼스를 다녀오는 경우가 많다. 캠퍼스 사진을 찍어와 1년 내내 책상 앞에 붙여놓고는 공부 의지가 약해질
때마다 마음을 다잡기 위한 용도로 쓰는 것.
진로가 뚜렷하든 막연하든 고3이 되면 가장 듣고 싶은 말은
“합격하셨습니다”일 터. 미래의 방송 PD를 꿈꾸는 서울 진명여고 2학년 김소연 양(17)은 “어떤 장르의 PD가 될지는 아직
정하지 못했지만 새해엔 열심히 공부해서 꼭 대학 신문방송학과에 진학하고 싶다”고 말했다.
2013학년도 대입 수시에서 합격 낭보를 듣지 못한 지금 고3들은 정시 원서접수를 하면서 “합격”이란 말이 더욱 고프다. 마음은 이미 대학캠퍼스에 가 있는 학생도 많다.
경기 풍무고 3학년 김용강 군(19)은 새해 “주변 사람들로부터 우리 아이 과외 좀 해줄래요?”란 말을 들었으면 한다고.
○ 공주형 “예뻐졌네∼?”
예뻐지는 건 많은 여고생이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새해 목표. 여고생들은 “외모 칭찬은 꿈에서라도 듣고 싶고,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여고생 사이에서 ‘예쁜 외모’를 결정하는 필수요소로 통하는 ‘44사이즈의 늘씬한 몸매’는 공부와 공존할 수 없다고. 오래 앉아 공부하다 보면 ‘질펀한’ 몸매를 갖게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경기 포천고 1학년 박한아 양(17)은 “최근 떨어진 성적을 다시 올리는 게 가장 먼저 달성해야 할 목표이기는 한데, ‘예뻐졌다’는 말을 사실은 더 듣고 싶다”며 복잡한(?) 심경을 내비쳤다.
공부와 외모의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야심 찬 여고생도 있다. 공부를 열심히 하면서도 ‘반쪽’ 몸매를 가질 수 있다는 것.
충남 태안고 2학년 최하영 양(18)은 “3학년 됐다고 공부 열심히 했나 보네? 살이 많이 빠졌어!”라는 말이 가장 듣고 싶다.
그런데 어떻게? 최 양에 따르면 ‘열공(열심히 공부함)→공부 스트레스로 식욕부진→성적은 오르고 살은 빠짐’의 과정을 통해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게 될 거라고.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