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무장폭도 주장과 다를 바 뭐냐"
"朴지사 총리되면 국민쪼개기다", 개인 홈페이지 비판글 삭제
박준영 전남도지사가 18대 대선에서 호남의 '문재인 몰표' 현상에 대해 "감정에 휩쓸려 충동적으로 한 투표 행태"이라고 발언한 데 대해 지역민들이 분노하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박 지사의 사과와 도지사 사퇴를 요구하는 입장을 잇따라 발표했으며, 일각에서는 박준영 지사가 박근혜 정부의 총리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되는 것과 관련해 이번 발언을 정치적으로 해석하는 등 격한 반응들이 쏟아졌다.
강운태 광주시장은 9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 "호남 표심에 대해 왈가왈부하는 것은 분열과 갈등을 조장하고 민주주의를 후퇴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 시장은 "호남 표심은 경제민주화와 민주주의 발전, 남북관계 복원을 소망한 것"이라며 "투표결과는 존중돼야 한다"고 말했다.
강기정 의원은 "박 지사의 주장은 5·18을 무장폭도가 일으킨 거라며 고립시켰던 것과 다를 바가 무엇이냐"고 반박했다고 연합뉴스는 전했다.
강 의원은 "호남인의 선택은 정권교체를 바라는 열망이 담겨 있다"며 "호남인의표심을 왜곡한 것에 자괴감과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이낙연 의원은 "호남 유권자의 판단은 합당한 무게가 있는 것"이라며 "박 지사가 유권자들의 선택을 평가하는 것은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광주시민단체 협의회는 성명을 내고 "박 지사가 권력의 양지를 좇는 태도와 평소 지역민을 무시해 온 속성을 드러낸 것"이라며 "혹여 박 지사를 총리로 임명한다면, 대통합 탕평인사가 아니라 친권력 친박근혜 인사로 규정될 것이며 48% 국민을 적으로 돌리는 처사"라고 주장했다.
이어 "박 지사는 총리는커녕 전남도지사 자격도 없다"며 "국민 앞에 사죄하고 도지사직을 당장 사퇴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노총 전남지부도 논평을 통해 "박 지사의 '충동적 몰표' 주장은 개인의 영달을 위해 역사의식과 기본적인 계급의식이 없는 몰락해가는 지역 토호세력들의 천박한 모습을 보여주는 사례다"고 주장했다.
목포 경실련도 성명을 내고 "민주당 대통령후보 경선까지 참여한 박 지사는 이번 선거결과에 대해 패장의 무리에 속한다"며 "선거결과를 뼈아프게 생각하고, 자숙해야 할 마당에 이 같은 발언은 실언을 넘어서 망언이라고 규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전남진보연대 역시 성명을 통해 "박 지사는 부실과 의혹의 대명사인 F1 대회를 강행해 전남재정을 위기로 내몰고 있고, J프로젝트와 4대강 사업을 일방적으로 몰아붙이면서 지역에서는 이미 'MB닮은꼴', '전남의 MB'로 불리며 그 무식과 불통으로 일관한 사업스타일로 비판받아 왔다"며 도지사 사퇴를 주장했다.
박 지사의 개인 홈페이지에도 비난 글이 잇따랐으나 이날 오전 모두 삭제됐다. 이유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민주당의 한 관계자는 "박 지사가 박근혜 정부에서 총리나 요직을 의식하고 이런 발언을 했다는 네티즌들의 의견이 많다"며 "절대다수의 호남민을 폄하한 박 지사가 만약 중용된다면 '국민대통합'이 아니라 '국민 쪼개기'"라고 주장했다.
김모 씨(44·회사원)는 "박근혜 당선인에게 80% 이상 몰표를 준 대구·경북 표심은 이성적이냐, 아니면 충동적이냐"며 "박 지사는 부인과 함께 투표를 했던데 문재인 후보와 박근혜 후보 중 누구를 찍었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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