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대구교육특구 국제고-통상고 설립 늦춰지나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10일 03시 00분


교육부 “장기과제” 국비 제외
3월 시행 앞두고 지자체 혼선
글로벌 창의학교 우선 추진

대구교육국제화특구가 올해 3월 시행을 앞두고 있음에도 핵심 사업인 국제고와 국제통상고 설립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 수립이 늦어져 대구시와 교육청, 지자체들이 혼선을 빚고 있다. 이 때문에 특구가 ‘앙꼬 없는 찐빵’이 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교육과학기술부는 사업 첫해인 올해 특구에 대한 국비를 편성하지 않았다. 대신 특별교부금 70여억 원으로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대구의 경우 특구 예산 1242억 원 가운데 절반이 국비로 추진될 예정이었다. 이 때문에 사업비가 가장 많이 들어가는 특성화고 설립 사업은 올해 제외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시와 교육청은 장기 계획으로 특구 사업을 추진키로 한 상태다.

시교육청은 최근 대구 전체 교육 발전을 고려해 국제고와 국제통상고 설립을 위한 예산과 터를 확보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특구 예산 중 80%를 차지하는 주요 사업이기 때문에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교과부는 예산 부담이 큰 사업은 장기 과제로 돌리거나 재검토를 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 교육청은 학교 운영방안과 설립 위치 등을 포함한 국제화 사업 발전 방안을 전문기관의 연구를 토대로 다음 달 발표할 예정이다. 교육청 관계자는 “선정된 지자체에 국제고와 국제통상고를 나눠 설립한다는 이야기가 나오지만 사실과 다르다”라고 밝혔다.

시교육청은 우선 글로벌 창의학교(가칭)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국제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영어를 기본으로 일본어, 중국어 중 1개를 선택해 국제화 전문 교육 과정을 만들겠다는 것. 일본 중국 등 아시아권 자매도시 학교를 찾는 체험학습도 추진한다. 상반기에 초등학교 2곳과 중학교 2곳 등 4개 학교를 지정해 시범 운영한 뒤 확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고교는 2016년부터 운영할 예정이다. 해외 근무 경력자를 대상으로 조만간 교장을 공모하고 외국어 전문 교사도 채용한다.

특구에 지정된 북구와 달서구는 시교육청 방침에 관계없이 특성화고 설립 계획과 자체 프로그램을 추진하기로 했다. 북구는 2017년 개교를 목표로 학정동에 국제고를 설립할 계획이다. 의료관광 전문 인력 양성과 외국어 전용 도서관, 청소년 국제문화체험 등의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다. 북구 관계자는 “사업비 905억 원을 교육과학기술부에 신청했다”며 “북구에 특성화고가 없기 때문에 국제고를 설립해 특구 사업의 효과를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달서구는 285억여 원을 들여 학생 200여 명 규모의 국제통상고 설립을 추진 중이다. 일본어와 중국어 전문 인력 양성을 목표로 2016년 개교한다는 구상이다. 중국 등에 진출한 성서공단 기업들과 연결하는 현장 실습 과정도 도입한다. 올해는 초등학교 방과후 영어교육과 다문화 예비학교 사업을 하기로 했다. 달서구가 특구 사업에 필요하다고 정부에 신청한 예산은 1017억 원. 대구시 관계자는 “지자체가 보고한 1, 2차 사업계획을 교과부가 다음 주까지 검토하면 구체적인 내용을 알 수 있을 것”이라며 “지자체들이 특성화고 설립 계획을 세우더라도 올해는 추진이 어려울 것 같다”며 난감해했다.

장영훈 기자 jang@donga.com
#국제고#통상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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