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광주 어등산 ‘의병 중심지’로 띄운다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월 11일 03시 00분


광산구내 항일 의병 유적 41곳
區 “안내판 설치해 널리 홍보… 市에 기념공원 조성 건의할것”

광주 광산구 황룡강에서 바라본 어등산. 어등산 일대가 구한말 호남 의병의 중심 근거지로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광산구 제공
광주 광산구 황룡강에서 바라본 어등산. 어등산 일대가 구한말 호남 의병의 중심 근거지로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광산구 제공
구한말 호남 의병을 이끈 김태원 의병장(1870∼1908)은 1908년 4월 25일 광주 어등산(293m)에서 일본 군경과 6시간 동안 치열한 전투를 벌인 끝에 13명의 의병과 함께 장렬한 최후를 맞았다.

김 의병장은 서봉마을에서 등산로를 따라 1km 정도 위쪽에 위치한 마당바위 인근 토굴에서 최후의 접전을 벌였다.

마을 주민들이 전하는 김 의병장 이야기는 1908년 일본 경무국이 편찬해 현재 국사편찬위원회가 소장하고 있는 ‘제2특설순사대에 관한 편책’ 기록과 일치한다.

김 의병장뿐 아니라 광산 출신인 조경환 의병장(1876∼1909)이 이끄는 의병부대도 어등산을 무대로 활약했다.

호남창의대장이었던 조 의병장은 일본군을 습격해 혁혁한 전과를 올리고 어등산에서 은신하고 있다가 헌병대 급습을 받았다. 그는 오른쪽 가슴에 총탄을 맞고 숨을 거두기 직전 왼쪽 품안에 깊이 간직하고 있던 의병 명단을 꺼내 불사른 뒤 순국했다.

광주 광산구 어룡동과 운수동 경계에 있는 어등산이 한말 호남 의병의 중심 근거지라는 사실이 다시 한번 확인됐다. 광산구의 의뢰를 받아 어등산 한말 의병 전적지를 조사한 순천대 산학협력단(책임연구원 홍영기 교수)은 광산구 내에서 전투지 11곳, 순국지 3곳, 무기제조처 1곳 등 총 41곳의 한말 의병 유적을 발견했다.

홍 교수는 광산구의 3대 동천(洞天)인 대명동천, 석문동천, 용진동천과 의병의 연관성에 학술적으로 관심 가질 필요가 있고 영사재, 지어재, 도림사 등은 문화재로서 가치가 있다고 평가했다. 또 한말 의병 유적안내판 정비, 문화재·국가현충시설 신청, 의병마을 지정 등 특성화를 통해 한말 어등산 의병의 뜻을 알리고 계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광산구는 순천대 산학협력단이 작성한 ‘어등산 일대 한말 의병 전적지 조사 보고서’를 토대로 한말 어등산 의병의 뜻을 기리고 널리 알리는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

광산구는 올해 광산 지역 한말 의병을 전수 조사해 국가보훈처에 포상을 신청하고, 유적지에 안내판 설치 정비사업을 어등산 탐방누리길 조성 계획에 포함할 예정이다. 광주시에는 어등산 일대 한말의병 기념공원 조성을 건의할 계획이다.

광산구는 일제의 ‘호남 의병 대학살 사건’이 종료된 1910년 10월 25일을 ‘어등산 의병의 날’로 지정하고 2010년부터 기념행사를 열고 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김태원 의병장#어등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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