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쌍용차 무급휴직 455명 복직
사측 “지금도 일감 없는데 복직자 어디다 배치할지…”
국정조사땐 또 한번 회오리
쌍용자동차 사태가 무급휴직자 전원 복직 결정으로 3년 7개월 만에 해결의 첫 단추를 끼웠다. 2009년 4월 쌍용차가 정리해고를 단행하면서 시작된 노사 갈등은 해직 노조원들의 잇단 자살과 국회 청문회, 송전탑 고공 농성으로 이어지면서 지금껏 노동계의 최대 현안으로 꼽혀 왔다.
○ 쌍용차 사태 해결 첫 단추 끼웠지만
노사 양측에 깊은 상처를 입힌 쌍용차 사태는 2009년 4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경영 상황이 악화된 사측은 구조조정안을 발표했다. 구조조정안에 반발한 노조는 76일간 공장을 불법 점거하며 파업에 들어갔다. 사측은 직장폐쇄로 대응했고 경찰까지 개입하면서 상황은 벼랑 끝으로 치달았다. 쌍용차 사태는 노사가 2009년 8월 6일 극적 타결을 이뤄 일단 봉합되는 듯했다. 쌍용차 근로자 2646명이 구조조정 대상에 올라 1904명이 희망퇴직을 택했고 159명은 정리해고됐다. 83명은 생산현장을 떠나 영업직으로 전직하거나 분사해야 했다.
생산 손실도 컸다. 회사 측은 공장 점거 파업으로 차량 1만4000여 대를 생산하지 못해 3000억 원에 달하는 손실을 입었다. 2009년 사태 이후 지금까지 해고노동자와 가족 등 모두 23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숨진 것으로 알려져 노동계를 중심으로 해결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8일에는 쌍용차 근로자 류모(50) 씨가 평택공장 생산라인에서 자살을 시도해 중태에 빠졌다.
쌍용차 노사가 10일 서로 고통을 분담하자는 결단 아래 무급휴직자 455명 전원을 복직시키기로 합의했지만 불씨는 남아 있다. 정리해고자와 희망퇴직자는 이번 복직 대상에서 제외됐다. 쌍용차 측은 “회사가 어려운 상황인 만큼 455명의 복직도 노사가 어렵게 합의했다. 생산물량이 더 늘어나야 희망퇴직자를 우선순위로 복직시킬 수 있다”며 희망퇴직자와 정리해고자 복직에 대해 선을 그었다.
○ 정치 논리에 브레이크 걸린 쌍용차
당장 무급휴직자 전원을 복직시키기로 합의했지만 한정된 생산량으로 늘어난 인력까지 감당해야 돼 완전한 경영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애초 약속대로라면 사측은 무급휴직자 복직을 더 미룰 수도 있었다. 2009년 8월 당시 노사가 무급휴직자 복귀 시점을 ‘2교대 근무를 할 수 있을 만큼 생산물량이 늘어났을 때’로 정했는데 아직 그 조건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연간 25만 대의 생산능력을 갖춘 쌍용차 평택공장은 지난해 12만여 대를 생산하는 데 그쳤다. 공장 가동률이 절반에도 못 미친다. 3개 생산라인 중 2개 라인은 하루 4시간만 돌아간다. 쌍용차 관계자는 “지금도 일감이 없는데 455명의 인력을 당장 어디에다 배치해야 할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쌍용차는 올해 생산목표를 지난해보다 20%가량 늘어난 14만∼15만 대로 잡았다. 그러나 흑자 전환하려면 연간 17만∼18만 대를 생산해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여전히 부족하다.
쌍용차 노사의 무급휴직자 복직 노력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서 국정조사를 강행한다면 쌍용차는 또다시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 복직을 요구하며 송전탑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쌍용차 해고자들은 이번 합의와 관계없이 농성을 지속해 반드시 국정조사를 이끌어내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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